문화·스포츠 문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영국 대표 지성이 죽음을 다루는 법

■ 줄리언 반스 지음, 다산책방 펴냄





좋아하는 작가가 자신의 사생활과 감정에 대해 소소하게 펼쳐내는 에세이는 문학 팬들에겐 선물과도 같다. 영국을 대표하는 지성이자 이 시대 가장 유명한 소설가 중 한 명인 줄리언 반스의 이야기라면 더욱 그렇다. 작가가 400페이지에 걸쳐 파고드는 주제는 다름 아닌 죽음. 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듯 우울하거나 무겁기보단 우아하고 유머러스하다. 아버지와 어머니 등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묘사하는 순간조차 재치가 넘치는 통에 도리어 읽는 쪽에서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죽음은 작가 줄리언 반스가 소설 속에서 여러 차례 변주해 다룬 소재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반스의 첫 소설 ‘메트로랜드’에는 소멸에 대한 생각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소년이 나오고, 맨 부커 수상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친구의 자살에 대한 기억의 혼란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로 하여금 그 소설을 쓰게 했을 법한 단서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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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작가의 박식함과 통찰력은 더없이 반갑다. 특유의 지성적이고도 위트 있는 문장이 죽음을 바라보는 개인적인 감상은 물론 동서고금 철학자·작가·작곡가들이 남긴 온갖 기록을 넘나들며 유려하게 춤을 춘다. 참 시시콜콜한데 참 우아하다. 1만5,000원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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