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은 이날 비공개회의 후 성명을 발표했으나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담겼고 구체적인 가격 정책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국제 유가가 올해 초 배럴당 27달러로 최근 13년 동안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한 뒤 최근 배럴당 50달러로 85% 가량 오른 가운데 열렸다.
이번에도 OPEC이 산유량 합의에 실패하면서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 이라크, 리비아, 알제리 등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츠는 이들 국가를 ‘취약 5개국’(fragile five)으로 꼽고 저유가가 지속하면 올해 중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회의에 앞서 산유량을 지금보다 일일 100만 배럴 정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지난달 일일 평균 원유 수출량은 202만3,000만 배럴로 제재 해제 이전인 지난해 12월보다 배로 늘었다.
그동안 이란과 부딪히며 갈등을 겪은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감산에는 반대했다. 베네수엘라 등 원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산유국들은 감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회의 후 “시장에 충격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갑작스럽게 산유량을 늘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OPEC은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나이지리아 출신 모하마드 바르킨도 전 OPEC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다음 OPEC 정례회의는 11월 3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