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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사회-사회를 만나는 철학 강의> 대립하는 도덕적 가치에 대한 철학적 접근

■장의관 지음, 미지북스 펴냄

누구나 옳고 그름 혹은 찬성 반대의 경계에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은 고민의 경계에서조차 고민하는 우리는 안락사, 낙태, 사형 등의 간단하지 않은 이슈에 대해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하면 답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질 것이다. 찬성을 하자니 찬성에 따른 부작용이, 반대를 하자니 또 그 반대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책 ‘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 강의’는 ‘안락사는 금지되어야 하는가?’, ‘낙태의 자유는 제한되어야 하는가?’, ‘마리화나의 규제는 정당한가?’, ‘동성 결혼은 잘못된 것인가?’ 등 첨예하게 대립하는 도덕적 가치를 둘러싼 8가지 논쟁을 소개하며, 철학자의 시선으로 고대 그리스와 현대 정치철학을 연결해 꼼꼼하게 따져보고 독자들과 함께 고민한다. 또 각 장마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제시하고 각 나라 별 제도, 실태 그리고 역사적인 배경을 요약함으로써 문제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여기에 풍부한 이론적인 배경과 명쾌하고 논리적인 설명이 더해져 단순한 찬성과 반대를 넘어 철학과 현실이 만나는 지적인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독자들은 철학이 공허한 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에 천착할 수 있는지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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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안락사, 매춘, 사형, 동성애 등 도덕 문제들은 ‘선’에 관한 관념들이 서로 달라서 생기는 사회적 긴장의 산물이다. 자유주의,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등 ‘선’에 관한 서로 다른 관념들이 도덕적 가치의 배분을 둘러싸고 사회적인 인정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정치 공간에서 경쟁한다는 것. 따라서 정치가 합리적인 상호 논의의 과정 없이 어느 한쪽의 도덕적 입장만 수용하거나 지지할 때 정의는 추락하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도덕적 가치를 수용하고 배분할 것인지 숙고해야만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에 대해 찬반 입장을 낸 후 무책임하게 “개인의 취향일 뿐이야”라고 말하고 내버려두기에 우리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1만5,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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