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힐러리, '동맹의 힘[ 강조...트럼프 고립주의에 본격 포문

"트럼프, 핵 암호 알아서는 안될 위험한 인물"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위험하고 앞뒤가 안 맞는” 외교정책이 미국을 핵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대선 본선을 겨냥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클린턴은 안보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의 ‘고립주의’와는 대조되는 외교정책 노선을 부각시키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를 미국 대통령이자 군 통수권자로 뽑는 것은 “역사적인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가학적 독재자가 이끄는,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 국가인 북한에 의한 위협을 생각해보라”며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클린턴은 대통령직이 핵무기를 발사할 수 힘을 갖는 자리라는 점을 언급하며, 예측 불가한 기질을 갖는 트럼프가 “핵무기 발사 암호(nuclear code)를 알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권 통제능력이 놀랍다고 평가하며 그와 대화할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상기시키며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강력한 독재자를 칭찬하는 트럼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영국과 독일·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해가 걸리지 않은 세계 분쟁지역에서 미군이 발을 빼고 그동안 미군에 의존해온 한국 등 동맹국들은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져야 한다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를 외교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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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클린턴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는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부이며 이는 우리가 친구와 함께할 때 더욱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이들 유대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죽었던 미군의 유산”이라며 동맹의 힘을 강조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힘과 핵심 동맹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클린턴의 좌파적인 ‘매파’ 외교안보정책 구상이 트럼프의 고립주의와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WSJ와 NBC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외교정책 면에서는 클린턴이 우세하다고 보는 유권자가 56%를 기록, 트럼프의 정책을 선호한다는 응답(29%)을 크게 앞질렀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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