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거센 특허괴물 공격…한국기업 먹잇감되지 말아야

미국의 셀룰러커뮤니케이션스이큅먼트는 4월 삼성전자가 자사의 통신 관련 기술 5건을 침해했다며 미 텍사스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미 이미지프로세싱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쓰이는 ‘셀피’ 등의 기능이 특허침해라며 역시 텍사스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들 기업은 특허를 사들여 특허로 장사하는 이른바 ‘특허괴물’로 주로 특허침해를 빌미 삼아 소송한 뒤 터무니없는 수수료나 고액의 합의를 요구한다. 특허괴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는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4일자 서울경제신문의 보도를 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지난해 특허괴물로부터 무려 52차례나 공격을 당했다.


특허괴물의 공격을 받으면 기업 경영활동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실제 특허를 침해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특허괴물은 특허침해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도 없이 소송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막상 소송대상이 되면 혹시라도 모를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법적 방어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러다 보면 정작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할 돈이 법적 방어를 하는 데 쓰이고 이후에도 자칫 기술개발이 약간의 틈이라도 보일 경우 또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이런 특허괴물의 공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기존에는 정보통신 분야가 주요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바이오와 화학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는 각국이 미래 유망산업으로 키우고 있어 특허괴물이 새로운 먹잇감으로 노릴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스마트카만 해도 사물인터넷(IoT)과의 접목이 필수며 각종 근거리 통신기술과 전자장치가 들어가는 융합기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격에 대응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특허권 매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특허괴물을 상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기존의 기술개발·마케팅 지원에 더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원천기술을 관리하고 특허분쟁에 대응할 정책적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