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조선 빅3’ 10조원 규모 자구로 위기타계 목표

수주 씨 마를 때 대비, 비상대책은 별도 마련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작업장 /서울경제 DB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작업장 /서울경제 DB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독자 생존을 위해 총 10조3,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한다. 자산매각은 물론 대규모 인력 감축, 도크 폐쇄 등 모든 방안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 매고 향후 발생할 수주 가뭄을 견딘다는 복안이다. 이와 더불어 향후 수주액이 예상치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총 6조원 규모의 비상 대책은 별도로 세우기로 했다..

정부는 8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선3사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했다.


우선, 조선3사의 자구 규모는 총 10조3,000억원으로 정해졌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회사 매각, 자회사 분할 후 지분 매각, 인원 감축 등을 통해 3조5,0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3개 도크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고 설비도 매각한다. 삼성중공업은 비핵심자산과 잉여 생산설비 매각, 인력 감축으로 1조5,000억원을 확보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1조8,500억원의 자구안에 3조5,000억원의 추가 계획을 더해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자회사 14곳을 모두 매각하고 도크를 7개에서 5개로 줄이는 등 생산설비도 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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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의 주채권은행들은 이 같은 자구안에 대해 일단 합격점을 줬다.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이 “수주전망보다 큰 규모의 수주감소가 발생하더라도 대응 가능한 자구계획”이라고 평가했다. KDB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에 대해 “규모는 작지만 유동성 확보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믿음이 간다”고 밝혔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현재 자구계획을 이행중인 상황에서 추가 자구안이 비교적 충실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자구 규모는 향후 수주가 절반 가량 줄어든다는 가정 하에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비상대책은 별도로 마련했다. 이른바 컨티전시 플랜으로 △현대중공업 3조6,000억원 △대우조선해양 2조원 △삼성중공업 5,000억원 수준이다. 총 6조원 규모의 컨티전시 플랜에는 인력 재조정 폭을 키우고 설비도 대폭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구 계획과 달리 컨티전시 플랜의 내용을 회사가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최악의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는 점에서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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