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인적이냐 물적이냐" 삼성SDS 분할방식에 쏠린 눈

주주친화·오너 지배력 강화 차원

"인적분할 우선 검토" 밝혔지만

'순환출자 해소' 물적분할 배제 못해

합병 가능성에 목표주가는 하향



삼성SDS가 물류사업 분할을 공식화한 가운데 분할방식과 주가전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SDS 측은 “인적분할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증권가에서는 물적 분할 방식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SDS에 따르면 김민식 재무관리팀장은 지난 7일 서울 잠실 사옥에서 소액주주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물류 사업분할은 인적분할을 우선 검토하겠다”며 “주주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방향으로 분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S의 이 같은 답변은 분할 소식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자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제스처로 증권가는 일단 해석하고 있다.


인적분할은 삼성SDS가 물류 신설 법인을 세운 후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 경우 물류부문은 삼성SDS와 동일한 지배구조의 법인이 되고 현재 주주들은 분할 비율에 따라 같은 주식을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에서 나눠 갖게 된다. 반면 물적 분할은 기존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방식이어서 신설회사를 매각할 경우 주주들의 주식손실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인적분할을 할 경우 주주들이 양쪽 회사의 주식을 모두 갖게 되기 때문에 물적 분할보다 주주들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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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도 오너 일가의 지배력 관점에서 인적분할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재 보유한 삼성SDS의 지분 9.2%만큼 신설법인의 지분 9.2%를 보유하게 되면 삼성물산의 흡수합병 과정에서 이 지분이 삼성물산의 주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2%를 갖고 있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적 분할시 향후 삼성SDS 지배구조 변화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물산·삼성전자 등에 분할사업 매입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인적 분할 방식이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측면에서 물적 분할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보기술(IT)서비스사업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을 한 후 IT서비스 부문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현금을 확보해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 연구원은 “IT서비스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한 삼성SDS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향후 현금을 삼성전자 지분 취득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크다”며 “대주주 입장에서도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SDS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3% 상승하며 마감했지만 합병 가능성 때문에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인적분할을 전망한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SDS가 물류를 떼어내면 단순한 시스템통합(SI) 회사로 전락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낮췄다. 그는 “삼성SDS는 상장 이후 기업설명회(IR)에서 성장성 부재의 돌파구를 물류에서 찾겠다는 말이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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