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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브렉시트에 대비하라

스테파니 플랜더스 JP모간자산운용 유럽 수석 시장전략가스테파니 플랜더스 JP모간자산운용 유럽 수석 시장전략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진행된다.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탈퇴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가능성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마크 카니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는 최근 성명을 통해 EU 탈퇴는 영국의 경제 전망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국민투표 시행이 발표된 직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했다. 단순히 지난해 말 이후 영국의 기대 이자율이 미국과 비교해 하락했다는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파생상품시장에서는 파운드화의 변동성이 여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투표는 영국과 유럽 지역에서 투자 감소를 불렀다. 국민투표의 결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영국 안팎의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1~9월 평균 1.4% 늘어났지만 10~12월에는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투표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결과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기업들에 걱정거리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국민투표로 인해 투자규모가 25% 줄어들면 2·4분기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0.2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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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영국 국민들이 EU 잔류를 선택한다면 파운드화의 가치는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다. 다만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파운드화가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할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EU에 잔류하게 되더라도 파운드화의 가치가 평소 수준으로 돌아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 결과가 EU를 탈퇴하는 것으로 나와도 단기적으로는 달라지는 게 없다. 영국의 EU 탈퇴 조건이 합의될 때까지 기존 협약들은 그대로 유지되는데다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의 주가와 파운드화 가치는 현재 수준을 지탱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영국 주식은 2~3%가량 하락하고 파운드화 가치는 10%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하락할 수 있고 파운드화 약세로 물가상승률도 올라갈 것이다. 다른 EU 국가의 경제성장과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아일랜드처럼 영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영국 교역의 40% 이상이 다른 EU 국가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개별 업종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난 불확실성을 맞닥뜨리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금융·서비스 분야다. 주택·건설 업체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 제조업과 내수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브렉시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스테파니 플란더스 JP모간자산운용 유럽 수석 시장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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