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 XX 뭐야”
지난 3일 오후 5시께 운동 삼아 길을 걷던 윤모(70)씨는 멀리서 여자 두 명이 싸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 장소에 근접했을 때쯤 싸우던 여성 한 명이 도망갔고 윤씨는 지나쳐 걸어가려 했다. 순간 여성은 윤씨에게 욕설과 함께 다짜고짜 발길질을 퍼붓고 주먹을 날렸다. 주변을 지나가다 “무슨 일이냐”며 말리던 다른 여성들도 이 여성에게 수차례 폭행당했다.
지난달 2일에는 수원시 권선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중 정모(50·여)씨가 한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젊은 여성이 어머니뻘 되는 사람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다.
두 사건의 피의자는 동일인물 김씨(30). 김씨는 경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에 대해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김씨는 피해자 윤씨를 폭행할 때도 “대체 왜 그러냐”는 윤씨의 질문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하이힐로 걷어차고 얼굴과 가슴을 주먹으로 때릴 뿐이었다. 윤씨는 이 사건으로 전치 4주의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그는 “살면서 이렇게 황당한 적은 처음”이라며 “손녀뻘 되는 그 여자만 생각하면 괘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 궁금하다”며 “젊은 사람이 와서 진심으로 사죄하면 받아줄 마음이 있지만 아직도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화물차 기사는 “처음엔 할아버지가 뭔가 잘못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성이 별다른 말도 없이 계속 때리는 걸 보고 ‘화풀이 폭행’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나이 드신 어른을 무차별 폭행하는 건 정말 잘못이다. 가해자를 강력 처벌해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옷가게를 운영하다 사업이 잘 되지 않아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했다”며 “김씨는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상습성이 있다고 판단해 김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