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거래일간 1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까지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도 하락해 사상 최초로 1.3%대에 진입했다.
미국 금리 인상 지연과 유가 상승 등 대외 여건 개선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박스권 상단인 2,100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8일 전일 대비 0.77%(15.45포인트) 오른 2,027.08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4월21일 기록한 2,022.10을 넘어선 올 들어 최고치이자 지난해 11월27일(2,028.99)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전일 대비 2.7bp(1bp=0.01%포인트) 내린 1.378%로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다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시가총액 2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005930)(0.57%)를 비롯해 아모레퍼시픽(090430)(2.35%)과 현대모비스(012330)(1.79%), 네이버(2.12%), 포스코(3.46%) 등 시총 상위종목의 대형주들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지수 상승의 견인차는 최근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이었다. 전날 2,600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1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만 벌써 1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달 전체 외국인 순매수금액(1,852억원)의 6배에 가까운 규모다.
코스피의 연이은 상승세는 미국 통화정책과 유가·환율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여건들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6월로 전망됐던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날 발표된 중국의 5월 수입액 감소분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데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달 초 1,200원에 근접하던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떨어진 점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신흥국 경기 회복 기대심리에 찬물을 끼얹는 장애물로 여겨지던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흥국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내적으로도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자본확충 방안 마련이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고점을 넘어 당분간 2,070~2,080선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2,050선에서 우선 1차 저항을 받겠지만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상승세와 외국인 매수세를 등에 업고 2,070~2,100선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