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핫IPO]호텔롯데, 최대 5조2,640억원 '역대급 공모'...면세점 부문 두자릿수 매출성장

호텔롯데가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호텔롯데는 최대 5조2,640억원의 공모규모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공개(IPO)사상 최대 빅딜이다. 지난 2010년 상장된 삼성생명(032830)의 역대 최대 공모기록(4조8,881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시중자금의 블랙홀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던 롯데그룹은 IPO로 정면승부를 걸었다. 최근 신회장의 친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에 휘말리며 공모일정이 미뤄졌지만 IPO 성공에 대한 확신을 흔들지는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신영자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에 따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내용을 포함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호텔롯데는 예정된 공모일정에 2~3주 가량 지연 될 수 있지만 늦어도 7월말까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고평가 논란에도 호텔롯데의 공모총액은 희망공모가 하단(8만5,000원)기준 4조67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모두 합친 상장 기업의 공모금액 4조5,229억원에 5,000억원 정도가 모자라는 금액이다. 압도적인 IPO 규모는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호텔롯데의 일반투자자 공모액은 9,284억원. 지난 2014년 상장된 제일모직의 총 공모규모 1조5,237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당시 제일모직은 청약증거금만 약 30조원을 모집했다. 총공모규모의 20%를 일반투자자 공모로 책정하는 단순 산술적 계산으로만 보면 호텔롯데의 청약증거금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 물론 역대급 IPO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 자금 블랙홀의 호텔롯데와 달리 다른 상장예정 기업들은 자금 유입이 현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일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호텔롯데 공모기간을 피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우려에도 호텔롯데는 과열경쟁상태의 면세점 부문에서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면세사업자가 6곳에서 9곳으로 3곳이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국내 1위, 세계 3위 면세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호텔롯데 전체 매출 1조5,473억원에서 롯데면세점의 비중은 86.0%를 차지하고 있다. 압도적인 비중으로 호텔롯데의 성장을 견인하는 롯데면세점은 지난 1·4분기 매출 1조3,305억원, 영업이익 1,417억원(영업이익률 10.6%)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0% 매출이 성장했다.

희망공모가 조정도 투자자들을 더욱 유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운호 게이트 후폭풍에 상장 일정 조정에 들어간 호텔롯데는 희망공모가 역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할인율을 키워 공모가 수준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 관계자는 “롯데측에서 시장 친화적인 가격 산정을 요청해왔다”며 “적정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밴드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호텔롯데의 증권신고서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 사태와 관련된 사항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텔롯데는 이를 수용해 자진 정정 공시를 제출했고,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달 28일 이전 공모 및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다. 공모청약은 예정된 일정보다 미뤄져 다음달 12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