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통·제조 벽 허무는 롯데百…PB화장품 '엘앤코스' 론칭

1만원대 가격 앞세워 유커 공략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과정 주도

패션·리빙제조로 사업영토 확장

롯데백화점 자체 브랜드(PB) 엘앤코스./사진제공=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 자체 브랜드(PB) 엘앤코스./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국내 백화점 최초로 화장품 자체 브랜드(PB)를 론칭하고 브랜드 제조업에 본격 가세한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 화장품 라인 확대는 물론 패션·리빙 등 다른 부문에서도 PB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 본격적인 제조 겸업 시대가 열렸다는 진단이다.


롯데백화점은 10일 제조 전문업체인 한국콜마와 손잡고 화장품 PB 브랜드 ‘엘앤코스(el&cos)’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출시 제품은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 ‘아이스 쿨 미스트’와 피부에 뿌리면 빠르게 굳어 순간적인 쿨링 효과를 주는 ‘아이스 쿨 밴드’ 등 여름용 기능성 화장품 2종이다.

제품은 본점과 잠실점, 김포공항점 등 주요 점포의 패션잡화·여행용품 편집숍에서 판매된다. 홍대 인근 패션잡화 전문점인 엘큐브와 계열사인 헬스앤뷰티 전문점 롭스, 롯데닷컴 등에서도 선보인다. 본점 영플라자에서는 10~23일 팝업스토어도 연다. 아울러 연내에 품목을 10여개로 확대하고 2017년에는 단독 브랜드 매장도 낼 방침이다. 관계사들과 힘을 합쳐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롯데의 화장품 론칭은 유통업체인 백화점이 제조 및 기획을 주도하는 첫 화장품 PB 브랜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SI)을 통해 화장품 브랜드와 편집숍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백화점에서는 타사 브랜드처럼 입점 수수료를 받고 이중 일부를 유통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한섬·리바트 등 기존 패션·가구 업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인수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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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롯데 엘앤코스는 직원들이 직접 제품 및 브랜드 기획과 론칭을 주도하고 백화점 점포를 넘어 본격적인 유통망 확대를 꾀하는 PB 브랜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생산에 가담한다는 점에서 직매입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리빙·가전·패션 전문점과도 다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오픈한 엘큐브에 화장품 편집숍인 ‘라코스메티크’를 선보이고 소량의 자체 메이크업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엘앤코스의 론칭은 국내 고객보다 유커 등 해외 관광객을 겨냥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엘앤코스의 가격은 개당 1만원 내외로 유커에게 인기가 많은 국내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 수준이다. 가성비가 높은 화장품을 롯데의 막강한 유통망과 접목한다면 이른 시일 내 K뷰티의 대표 주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롯데측은 기대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과 제조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전문점 출시나 업체 인수를 넘어 직접 제조에 뛰어드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불황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흐름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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