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그리스 선사 최고 파트너는 한국 조선"

드리차스 그리스 해운장관 인터뷰

"세계 해운업 최악 상황은 벗어나"

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국제공항 인근 소피텔 호텔서 소도리스 드리차스(Thodoris Dritsas·왼쪽) 그리스 해운·도서정책부(Minister of Shipping and Island Policy) 장관이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드리차스 장관은 아테네서 열린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의 한 프로그램으로 주그리스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의 연사로 참석했다. /사진제공=주그리스 한국 대사관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국제공항 인근 소피텔 호텔서 소도리스 드리차스(Thodoris Dritsas·왼쪽) 그리스 해운·도서정책부(Minister of Shipping and Island Policy) 장관이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드리차스 장관은 아테네서 열린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의 한 프로그램으로 주그리스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의 연사로 참석했다. /사진제공=주그리스 한국 대사관




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국제공항 인근 소피텔 호텔서 소도리스 드리차스(Thodoris Dritsas·왼쪽) 그리스 해운·도서정책부(Minister of Shipping and Island Policy) 장관이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인터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드리차스 장관은 아테네서 열린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의 한 프로그램으로 주그리스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의 연사로 참석했다. /사진제공=주그리스 한국 대사관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국제공항 인근 소피텔 호텔서 소도리스 드리차스(Thodoris Dritsas·왼쪽) 그리스 해운·도서정책부(Minister of Shipping and Island Policy) 장관이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인터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드리차스 장관은 아테네서 열린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의 한 프로그램으로 주그리스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의 연사로 참석했다. /사진제공=주그리스 한국 대사관



토도리스 드리차스(사진) 그리스 해운도서정책부 장관은 “한국 조선소는 최고의 첨단선박 공급자이며 그리스 선사들에 최상의 협력자”라며 해운·조선 분야에서 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수주가뭄에 허덕이는 한국 조선기업에 세계 최대 해운강국 그리스의 선박 발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드리차스 장관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 현장에서 9일(현지시간)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리스 선주들의 제1의 선택은 명실공히 한국 조선소”라며 “전 세계 해운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투자 등 한국과 그리스 간 상호협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 시리자 소속으로 지난해부터 해운도서정책부를 이끌고 있다. 해운업과 관광업이 주요 산업인 그리스에서는 요직 중의 요직이다.

드리차스 장관은 “그리스 해운업이 수세기에 걸쳐 번영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당대 최고 기술의 선박 보유”라며 “그리스 선주들에 현재 최첨단선박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한국 기업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그리스 선사들이 한국 조선소에 171척의 신규 선박을 발주했으며 재화중량톤수(DWT) 기준으로는 2,100만DWT에 이른다는 사실도 밝혔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한 배는 총 283척, 3,471만DWT으로 이 중 그리스의 선박 발주 비율이 60%를 넘는 셈이다.


드리차스 장관은 끈끈한 양국 간 해운·조선 분야의 상호 의존도를 언급하며 “건화물(곡물·석탄·철광석 등)을 해상으로 실어나르는 운임은 지난해 역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리스 해운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바닥을 치고 올라갈 때가 됐다는 관측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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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이 해운·조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장차 반등할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그리스 선주들은 위기에도 항상 미래를 위한 대비를 잊지 않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체들도 선제대응을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과 그리스는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해운협정을 맺어 해상 분야에서 협력의 발판을 마련했다. 협정의 주요 내용은 △해상운송에서 무제한적 접근권 보장 △상대국 선사의 자유로운 지사 설립 인정 △상대국 선박의 자국 항만시설 사용에 대한 내국민 대우 인정 등이다. 이어 지난 2014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조선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조선·해운 기술 발전을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 양국은 다음달 1일 발효 5주년을 맞는 한국·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해운·조선업 분야의 협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드리차스 장관은 “기존 제도의 성과가 만족스럽다. 해상활동을 통한 경제성장은 그리스 정부가 전략적으로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해상 분야에서 (양국의) 신규 협력체제, 투자유치는 각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선주들이 운용하는 선대 규모는 올 1월 기준 총 2억8,000만DWT로 EU의 절반, 전 세계 상선의 20%를 차지한다. 그리스 정부는 이 같은 거대선단을 운용하는 선주들이 전 세계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를 이용해 조선·해운시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드리차스 장관은 “해운사 간 상선 공급경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해운·조선업계의 장기불황이 시작됐다”며 “유가까지 떨어지면서 불황을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등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드리차스 장관은 “선주들은 건화물을 실어나르는 신규 선박 발주는 극히 꺼리지만 액체화물을 운송하는 탱커선 발주는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선주들은 전반적으로 선박 발주를 꺼리면서도 이처럼 성장이 기대되는 선박에 대해서는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상의 운송 서비스는 좋은 해운 기술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조선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품질을 강조하는 그리스 선주들의 성향은 결국 한국 조선업계의 실적과도 연관되지 않겠냐”는 게 드리차스 장관의 첨언이다.

그는 그리스 해운업계가 ‘쌀 때 배를 사 비쌀 때 파는’ 방식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었던 비결도 덧붙여 언급했다. “그리스 선주들의 삶은 곧 바다와 연결돼 있다”며 “주요 선주 가문은 평범한 선원으로 시작해 조선·재무 등으로 지식과 경험을 넓혀갔다”고 설명했다. 대를 이어 해운업에 종사하는 선주 가문은 지금도 이러한 방식으로 자녀들을 교육해 사업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리스 선주들은 항상 바다와 직접 부딪히며 살아왔기에 경기동향을 누구보다도 빨리 감지하고 선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테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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