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패산 ‘50대 여성 살해’ 피의자 “돈 뺏으려 범행”..지갑엔 1만 4,000원 뿐

40대 공사장 일용직, 원주서 술 먹고 자수…의정부로 압송

언론보도에 압박 느껴 자수한 듯…“피해자와 모르는 사이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된 사패산 등산로 모습/연합뉴스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된 사패산 등산로 모습/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 50대 여성 등산객 살해 사건의 유력한 남성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이 남성은 “혼자 있는 여성을 보고 돈을 빼앗으려다 폭행했고 결국 숨지게 했다”고 자백했으나 피해자의 지갑 속에는 현금 1만 4,000원뿐이었다.

1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5분께 정모(45·무직)씨가 경찰에 전화해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사패산 등산객 정모(55·여)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특별한 직업 없이 공사장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정 씨는 자수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피해자 정씨가 숨졌고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압박을 느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있던 강원도 원주로 형사들을 급파해 11일 오전 0시 30분께 도로에서 그를 검거했다.

정 씨는 경찰서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신발 자국과 그의 신발 역시 일치해 경찰이 긴급체포,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됐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산에 올랐다가 혼자 있는 여성을 보고 돈을 빼앗으려고 했고 저항해서 폭행한 뒤 지갑을 빼앗아 달아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갑 안에는 피해여성 정 씨의 신용카드와 도서관 카드, 현금 1만 4,000원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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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는 달아나면서 현금만 챙긴 뒤 피해여성의 신분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범행현장에서 200m가량 내려와 미끄럼방지용 멍석 밑에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 씨의 머리카락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의 DNA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정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와 수법, 성폭행 시도 여부, 범행 당일 행적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7시 10분께 의정부시 사패산 8부 능선 등산로에서 정씨가 돗자리 위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가 발견된 장소는 의정부예술의전당 등산로 입구에서 800m 떨어진 바위 사이로, 사패산을 자주 찾는 등산인들은 누구나 알 만한 장소였다.

시신 옆구리 부위에는 신발 자국이 선명했고 팔에 멍 자국, 목에 상처, 눈에 출혈 등이 각각 확인됐다.

돗자리 위에는 정씨가 가져온 반찬 통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숨진 정 씨의 손에는 머리카락도 한 움큼 발견됐다. 씨의 몸통 등 전신에는 외력에 의한 타박상이 있었고 머리에는 충격에 의한 뇌출혈과 목 졸림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바위 쉼터에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음식을 먹던 중 피살된 것으로 판단했다. 의정부시내의 식당에서 일하는 정 씨는 이날 휴무를 맞아 산행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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