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 투자자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꼬마 빌딩, 소형 아파트, 강남권 신규 분양,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등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상품이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자금 유입이 ‘부동산 거품’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리스크 헤지(risk hedge)’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중소형 빌딩에 눈길 주는 고소득층=주택 시장에서 ‘실질금리 0% 시대’에 가장 주목을 받는 투자처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다.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의 성공으로 수요층이 더욱 늘어난 가운데 금리 인하까지 겹쳐 매수에 나서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K공인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에 하루에 매입 문의를 하러 방문하거나 전화하는 횟수가 훨씬 많아졌다”며 “이미 강남 재건축 단지를 몇 채씩 갖고 있는 고소득층이 금리가 떨어지면서 추가 매수에 나서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분양 시장도 호재를 맞고 있다. 집단대출 규제로 중도금 대출 금리가 올랐지만 금리가 인하되면서 영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5만4,742가구로 6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초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월세 수입처로 주목 받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총 24만4,428건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이뤄져 2012년 14만5,098건에 비해 68.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대체 투자를 고민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특히 고소득층 투자자들은 중소형 빌딩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서울 강남 지역 중에서도 봉은사로 위쪽인 신사·청담·논현 지역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금리 인하로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 매입 단계까지 가는 경우들도 있다”고 밝혔다.
◇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도 부상=이런 가운데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도 주목을 받고 있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주택과 물류시설·호텔 등에 투자하는 리츠는 총 131개(총자산 18조6,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 역시 지난해 평균 8.1%로 회사채(2.1%)와 예금은행수신금리(1.7%)보다 4배 이상 높다.
아직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는 △광희 자기관리리츠 △케이탑 자기관리리츠 △트러스와이 제7호 위탁관리리츠 3개에 불과하지만 모두투어리츠도 지난달 29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오는 8월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헤지 투자 전략 필요=자금 유입이 늘면서 ‘부동산 거품’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향후 2년 간 대규모 새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분양된 수익형 부동산 상품들도 잇따라 준공되면서 거품 붕괴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이번 금리 인하로 리스크를 고려한 투자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고 충고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특정 상품과 지역에 편중되지 말 것을 지적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도 대상과 지역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수익형 부동산과 비수익형 부동산 비중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꼬마 빌딩의 경우 공실률 상승으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분양권 거래 역시 최종 매입 수요자가 거품을 떠안을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팀장은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부동산은 거품만 더욱 키우고 결국 누군가는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금리 인하로 리스크를 고려한 투자전략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