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20대 국회 개원 축하연설에서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겠다”면서 협치(協治)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이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화합’과 ‘협치’였다”면서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박 대통령은 조선업 등 산업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구조조정 후유증을 완화하기 위해 국회가 노동개혁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조선업에 대해 “무리하게 해양플랜트를 저가로 대량 수주하고 이를 기한 내 인도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면서 산업은 비대해지고, 어려움도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 비대해진 인력과 설비 등 몸집을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삭감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산업 전체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면서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스웨덴 조선소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서는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관(官)의 의사결정에 따른 구조조정을 추진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실업과 협력업체 및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실업자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재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내용에 대해서도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한 실업급여의 조속한 확대가 필요하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중장년 근로자의 뿌리산업 파견이 허용돼야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근로자가 재취업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노동4법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선진경제로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열쇠는 규제개혁”이라며 규제철폐에 대한 국회의 협조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네거티브 규제원칙, 규제프리존 등 새로운 규제프레임이 반영된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안’과 ‘규제프리존 특별법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은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일 때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 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면서 “성급히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서 모처럼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모멘텀을 놓친다면 북한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북과의 대화채널이 열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는 정반대여서 주목된다.
끝으로 박 대통령은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고 했다”면서 “의원 여러분들의 초심이 임기 말까지 이어져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 활동을 펼치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