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특히 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핵심 설비인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로 한국 조선기업에 넘겨야 했던 ‘말뫼의 눈물’을 사례로 들며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 작업이 고통스럽다고 미루거나 외면하면 경제 재도약은커녕 머지않은 미래에 ‘국가경제 파탄’ 등 더 큰 비용과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한 것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채권단의 고통분담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들이다.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및 고용유지지원금, 사회보험료 납부유예 등 각종 보완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나 근본대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구조조정에서 발생한 실업자들에게 재취업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시장 전반의 유연성이 불가피한 이유다.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회와 정부 관계의 ‘시금석’이 될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3당 대표와의 회담 정례화 등 ‘국회 존중’과 ‘협치(協治)’ 의사를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도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평가했다. 그렇다면 정치권도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에 대한 박 대통령의 호소에 응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구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한다. 정당이나 정권을 넘어 국가 경제가 달려 있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