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세계로 가는 한류 콘텐츠]글로벌 소재로 뮤지컬 창작...'프랑켄슈타인' 해외무대 진출

③충무아트센터

한복·판소리 등 한국적 틀 벗어나 처음부터 세계시장 겨냥

대관서 제작으로 사업영역 넓혀 '종합 뮤지컬 메카' 발돋움



‘괴물 같은 뮤지컬이 탄생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초연한 지난 2014년, ‘창작 뮤지컬’ 하면 한복으로 대표되는 전통 소재를 떠올렸던 관객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영국 여류작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40억 원의 제작비(재연은 70억 원)를 들여 만든 이 작품은 국내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한 층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얻었다. 제작 단계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소재를 발굴했고, 누구나 알 법한 스토리에 완성도 높은 연출·음악·무대 등이 더해지며 누적 관객 24만 명을 동원(초·재연 합계)했다. 올해 재연 공연 중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했고, 최종적으로 제작비 대비 20% 중후반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일본의 대형 공연 제작사 토호프로덕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프랑켄슈타인은 내년 1월 일본의 닛세이 극장에서 일본판으로 제작해 현지 관객을 만난다. 1,000석 이상의 대형 창작뮤지컬이 일본에 수출된 첫 사례다.


충무아트센터는 ‘프랑켄슈타인’ 흥행을 계기로 대관에서 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수많은 지역 문예회관 중 ‘뮤지컬 극장’으로서의 차별화된 전문성을 부각할 수 있었다. 최명준 충무아트센터 기획부장은 “충무아트센터가 다른 대극장에 비해 지리적으로나 인지도 면에서 대관 업무만으로는 공연장의 차별화를 이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킬러 콘텐츠를 최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그만큼 절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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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작뮤지컬’ 하면 흔히 떠올릴 법한 구태의연한 틀을 철저히 배제한 것도 주효했다. 한복, 판소리, 전통… 기존 창작물이 갖는 소재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제목만 대도 알만한 소재를 팠다. 저작권 기간이 소멸한 작품을 선택해 로열티 부담도 줄였다. 최 부장은 “우리는 한국 창작뮤지컬을 ‘누가 만드느냐’에 방점을 찍었다”며 “오랜 기간 외국산 라이선스 작품에서 작업하며 국내 스태프들이 얻은 노하우가 대중에게 익숙한 소재와 만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로드맵도 프랑켄슈타인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작품 개발단계부터 창작·제작·투자자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안정성을 높였고, ‘재연에서 승부를 본다’는 계획으로 체력을 안배했다. 최 부장은 “공연시장은 창작 작품으로 초연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좋은 콘텐츠가 전제되어야겠지만, 초연을 70·80회로 올려 인지도를 쌓고 실제 수익을 노리는 본 게임을 재연으로 삼아 극장 대관이나 공연·홍보 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기 전략은 공연 장르에는 보수적인 금융기관 투자로도 이어졌다. 프랑켄슈타인은 초연에서 쌓은 인지도와 성과를 바탕으로 재연에서 IBK기업은행의 금융 지원을 받아 초연보다 더 화려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 충무아트센터는 이 같은 프랑켄슈타인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두 번째 자체 제작 창작 뮤지컬 ‘벤허’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루 월리스가 1880년에 쓴 벤허는 영화로도 제작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뮤지컬 ‘벤허’는 내년 개막을 목표로 작품 개발이 한창이다.

이밖에도 충무아트센터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형 창작물과 함께 신진 창작자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해 종합적인 뮤지컬 허브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충무아트센터의 우수 창작진 발굴 사업인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의 2013년 최종 선정작이자 ‘제3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중소형 창작뮤지컬 ‘난쟁이들’은 지속적인 작품 발전과정을 거쳐 2015년 PMC프러덕션과 충무아트센터의 공동제작으로 공연을 올렸다. 특히 올 4월에는 중국의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 문화미디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신진 창작자 및 아이디어 상품화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충무아트센터 관계자는 “중소형 극장용 신진 콘텐츠는 대극장 대비 다양한 시도와 융복합 아이디어를 꾀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프랑켄슈타인·벤허 같은 대형 작품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투트랙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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