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롯데, 리조트 부지 '헐값 매입'으로 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

檢, 롯데건설·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10곳 2차 압수수색

"또 증거인멸 시도"...美 출장 신동빈 "수사 성실히 협조"

검찰이 호텔롯데의 리조트부문 계열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하고 롯데 리조트 2곳 등 계열사 10곳을 대상으로 2차 압수수색을 했다. 그룹 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손이 닿는 곳 전부로 수사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4일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계열사 10곳과 주요 임원 자택 2곳 등 1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압수수색 대상 계열사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닷컴·코리아세븐·롯데부여리조트·롯데제주리조트·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거나 서류를 다른 곳에 보관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또다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0일 압수수색 후 자료 분석과 관계자 소환조사 등을 통해 계열사 간 수상한 자산거래 정황을 추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텔롯데이 지난 2013년 8월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M&A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을 헐값에 사고판 단서를 발견했다. 롯데는 당시 리조트 사업의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을 이유로 M&A를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리조트가 보유한 부지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사들여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밖에 상당수 계열사가 지분을 헐값에 팔거나 상대방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식으로 ‘몰아주기’를 한 단서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계열사 간 거래 과정에 다른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제2롯데월드 주시공사인 롯데건설이 포함된 만큼 최대 의혹인 제2롯데월드 인허가 비리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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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 차질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케미칼의 미국 액시올사 인수가 검찰 수사 이후 각각 무산된 가운데 롯데면세점의 해외면세점 인수합병 작업도 최근 전면 중단됐다. 애초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면세점 시장에 진출해 ‘서비스 업계의 삼성전자’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신 회장은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롯데·액시올 합작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뒤 한국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서일범·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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