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을 읽는 전 세계 인구는 얼마나 될까요. 미래에도 신문은 사라지지 않을까요. 뉴스 소비자들은 어떤 뉴스를 원할까요.
지난 13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세계신문협회(WAN IFRA)총회에서 소개된 ‘2015 세계 신문 동향(World Press Trend)’ 보고서와 총회 발표 내용을 토대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해봅니다. 우선 뉴스·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7억명, 성인의 40%가 윤전기로 인쇄한 종이신문을 읽습니다. 디지털 포맷으로 제작한 신문을 읽는 독자가 13억명이니 두 배 이상 많은 셈입니다. 신문 구독 부수도 지난해 4.9%, 최근 5년간 21.6% 증가했습니다. 인도와 중국에서 특히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전세계 신문사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1,680억달러. 전년보다 1.2% 줄었고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언론사 수익 비중에서 광고 보다 구독료 등 독자로부터 얻는 수익이 더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래프가 엇갈린 배경은 무엇일까요. 짐작하신대로 신문 광고 수익이 감소추세에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상당수 매체에선 디지털 구독료와 광고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 여전히 대부분의 매체가 종이신문 구독료와 지면광고로 돈을 벌지만 독자들의 뉴스 소비 행태를 보면 모바일 부문 투자가 절실합니다.
그렇다면 신문사는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요. 보고서에서는 신문사들은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친밀감을 형성하기를 원합니다. 좀 더 몰입감 있고 경험을 풍부하게 해줄만 콘텐츠를 기대합니다. 특히 어떤 사안에 대한 해결책을 준다면 좋겠지요. (미국에서 성공한 신생 매체 Vox의 공동 창업자인 멜리사 벨(Melissa Bell)은 이번 포럼에 참석해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총기 사고에 대해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 이 관점에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믿을만한 소스에서 콘텐츠를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영미권 매체의 경우 블로거 저널리즘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이런 솔루션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로선 믿을만한 취재원, 혹은 기고자로부터 콘텐츠를 얻는다고 해석하면 될 듯합니다.
상당수 매체들이 앞서 소개한 원칙들을 바탕으로 사업 모델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독자와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한 전략입니다. 무게감 있는 정통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르몽드조차 이번 포럼에서 오는 9월 스냅챗 진출 소식을 알렸습니다. 스냅챗은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으로 주목받은 메시징 앱입니다. 사진과 동영상 업로드 기능이 특화돼 있고 하루 4억 개 이상의 메시징이 업로드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정통 매체가 왜 스냅챗에 가야하느냐고요? “그곳에 독자들이 있으니까”가 그들의 답입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제3 뉴스 유통 채널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를 두고 다양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기사를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보고서는 신문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브랜드 정책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독자들의 신뢰를 자산으로 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는 동시에 빅데이터와 콘텐츠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여러 가지 사례가 있지만(이번 포럼에서 접한 사례들은 별도의 기사로 소개하겠습니다만...) 모두 ‘그들의 전략’입니다. 방향은 정해졌고 각 미디어는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쌓아야겠지요. 올 초 평일판 종이 신문 발간을 중단한 라프레스(이 신문은 이미 전체 광고 수익의 82%가 디지털 부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의 기 크레비에 발행인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위기에 처했을 때 혁신하는 것보다 잘 나갈 때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고 조언합니다. 국내 신문사를 비롯해 모든 콘텐츠 기업들이 귀 담아 들을 만한 조언입니다.
/카르타헤나(콜롬비아)=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서울경제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세계편집인포럼(WEF) 및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 Congress)에 참가했습니다. 행사는 이달 12-14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며 서울경제신문은 트위터(@sedaily_com), 페리스코프(@sedaily_com) 등을 통해 주요 강연을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일정 참조 http://events.wan-ifra.org/events/world-news-media-congress/program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