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목(사진)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 단장(서울대 교수)은 15일 “한국 연구진은 블랙홀 충돌에 의한 중력파가 예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며 “두 차례의 블랙홀 병합이 관측돼 이 예측이 맞았다는 것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중력파를 탐지한 연구진이 지난해 10월12일에도 같은 원리로 중력파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했지만 이는 신뢰도가 낮아 공식적인 관측결과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주에서 블랙홀 병합이 드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된다.
3개월 사이 중력파가 잇달아 관측되면서 곧 중력파로 천체를 관측하는 ‘중력파 천문학’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광학 망원경이나 전파 망원경을 이용하더라도 블랙홀은 관측할 수 없어 간접효과를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해왔다.
이번에 다시 블랙홀끼리 충돌해 더 큰 블랙홀이 생기는 것을 관측하는데 성공하며 중력파를 이용해 블랙홀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중성자별과 천체가 폭발하는 초신성 현상을 관측하는 데에도 중력파 천문학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박사는 “(중력파) 검출기 성능이 개선되며 중력파가 일상적으로 검출될 날이 머지 않았다”며 “중력파 검출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보는 중요한 관측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사도 “중력파는 두 차례의 검출로 존재가 확고해졌다고 본다”며 “중력파 첨단과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 연구자들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9년부터 중력파 관측에 참여하고 있다. KGWG는 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인제대 등 4개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 정부출연연구기관 2곳에 소속된 물리·천문학자, 컴퓨터 전문가 20여 명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