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국내 최초 성경 번역자는 개화파 거두 서광범

박용규 총신대 교수 '요한복음 3장16절 번역본' 공개

한국 첫 선교사 언더우드에

한글 가르친 인연으로 美망명

"성경용어 이해하는 중요 사료"

서광범./사진제공=한국기독교사연구소서광범./사진제공=한국기독교사연구소




요한복음 3장16절./사진제공=한국기독교사연구소요한복음 3장16절./사진제공=한국기독교사연구소


“하나님이 이렇게 세상을 사랑하시는 고로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내려보내서 세상의 모든 사람을 옳은 말로 인도하여 지옥의 괴로움을 면하고 반대로 극락세계로 인도함을 미리 알려주시니라.”(요한복음 3장 16절)

천국을 극락세계로 표현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신약성경의 이 구절과는 조금은 다른 해석이 담긴 이 구절은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홍영식과 더불어 개화파의 거두로 활동했으며 개화파 중에서도 상당히 급진적일 만큼 개화사상에 깊숙이 물들었던 것으로 알려진 서광범이 번역했다.


박용규 총신대학교 교수는 16일 종로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요한복음 3장 16절의 서광범 번역본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자료는 한국인이 번역한 최초의 성경 번역원고로, ‘한국: 은둔의 나라’, ‘한국의 안팎’을 저술한 윌리엄 엘리어트 그리피스가 보관하다 미국 뉴저지 소재 로커스 대학에 제공한 자료를 박용규 교수가 해당 대학 고문서실에서 발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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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에 따르면 서광범은 1884년 갑신정변이 실패한 후 1885년 5월 미국 망명 길에 올랐다. 한국인 최초의 선교사인 언더우드에게 한글을 가르친 인연으로 서광범은 언더우드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 정착했다. 이후 그는 그리피스와 깊은 교제를 나누는 동안 그에게 자신이 번역한 요한복음 3장 16절을 건네줬다.

박 교수는 “성경번역이 그리피스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 자발적인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서광범은 그를 만나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글로 번역한 요한복음 구절을 건네줬고, 그리피스는 그것을 평생 자신의 스크랩북에 붙여 잘 보관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한 구절의 성경 번역을 지나치게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초기 번역과정이나 기독교 접촉과의 과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현 상황에서 이 구절의 번역은 당시 기독교 용어를 이해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사료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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