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월드컵’ 코파 아메리카가 8강 열기 속으로 빠져든다. 17일(한국시간) 에콰도르-미국전을 시작으로 18일에는 콜롬비아와 페루가 맞붙고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멕시코-칠레전은 19일에 열린다.
우승 1순위로 꼽혀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는 숙적 브라질이 조기 탈락하면서 1강 지위를 굳힌 분위기다. 대회 최다 우승팀 우루과이도 떨어졌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첫 우승 꿈은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 포진한 복병들은 호시탐탐 메시의 발목을 노리고 있다. FIFA 랭킹 13위 에콰도르와 16위 멕시코가 그들이다. 아르헨티나는 8강을 통과하면 에콰도르-미국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홈 어드밴티지를 업은 미국도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에콰도르가 더 껄끄러워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트리오가 에콰도르를 이끈다.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웨스트햄)와 윙어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제퍼슨 몬테로(스완지시티)다. 에콰도르는 지난해 10월 2018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원정에서 아르헨티나를 2대0으로 눌렀다. 아르헨티나에는 메시가 안 나오기는 했지만 에콰도르도 에네르 없이 치른 경기였다. 조별리그 2골의 에네르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멕시코-칠레전은 8강 최고 빅매치로 꼽힌다.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 아르투로 비달(바이에른 뮌헨), 에두아르도 바르가스(호펜하임) 등을 보유한 칠레지만 멕시코도 만만찮다. 미국 인터넷매체 블리처리포트가 조별리그 경기내용으로 매긴 파워랭킹에서 멕시코는 아르헨티나에 이은 2위로 나타났다. 에콰도르가 3위다. 멕시코 간판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버쿠젠)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엑토르 에레라와 헤수스 코로나(이상 FC포르투)의 활약이 더 돋보인다. 코로나는 조별리그 베네수엘라전에서 후반 막판 수비 5명을 차례로 따돌리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중원의 에레라는 공수겸장으로 조별리그 무패를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이름만 봐서는 FIFA 랭킹 77위 베네수엘라를 가볍게 제압할 것 같지만 아닐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는 우루과이를 잡은 뒤 멕시코와 비기고 올라왔다. 끈끈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무장했다. 골키퍼 다니 에르난데스(테네리페)는 잇따른 선방쇼로 3경기에서 한 골만 내줬다.
파나마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에 투입되고도 해트트릭을 작성한 메시는 부상에서 회복해 베네수엘라전에는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덥수룩한 턱수염이 눈에 띄는 메시는 우승을 위해 대회를 마칠 때까지 수염을 깎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