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靑·친박 '탈당파 일괄복당 허용'에 강력 반발…與 다시 격랑속으로

靑, 고위당정청회의 전격 취소

김희옥 "거취 심각히 고민할 것"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무소속 탈당파 의원 7명 전원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무소속 탈당파 의원 7명 전원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7명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하자 청와대와 친박계가 ‘쿠데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거취 문제를 고민하겠다”며 위원장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새누리당이 다시 태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6면

혁신비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철통보안을 유지한 채 탈당파 7명 전원의 일괄 복당을 결정했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무소속 의원 7명 가운데 유승민·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선별적 복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은 일괄 복당으로 매듭지었다.


예상을 깬 결과에 친박계는 즉각 반발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일부 혁신비대위원들이 비밀리에 작전하고 쿠데타 하듯이 복당을 밀어붙였다”고 비난했다. 혁신비대위의 이날 결정은 당내 분란을 우려해 두 차례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무기명투표를 만류했지만 비박계 비대위원들이 압박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와 탈박 이학재 의원, 비박계인 권성동 사무총장과 김영우 의원이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신중하게 결정하자며 문제를 제기하자 정 원내대표는 “의견이 모였는데 처리하지 않는 것은 중대범죄다. 다수결을 따라야 한다”며 김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범죄라뇨. 내가 검사 출신인데 범죄라는 말을 함부로 붙이지 마라. 너무 모욕적”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정 원내대표는 다시 “이럴 거면 뭐하려고 위원장을 맡았느냐”고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김 위원장은 ‘중대범죄’란 말을 듣자 분노했고 당분간 당무를 맡지 않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선동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퇴에 무게가 실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단 그런 쪽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혁신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혁신비대위의 일괄 복당 결정은 비대위원 전원 합의에 따른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결과였다”며 친박계의 비난에 맞섰다.

청와대는 사전에 아무런 상의 없이 일괄 복당을 결정하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복당 결정 전 혁신비대위와의 교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에서 일괄 복당을 결정한 사실을) 실제 알지 못했다.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당에서 결정한 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17일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의도 이날 오후 돌연 취소됐다. 정치권은 이날 일괄 복당 허용에 청와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회의도 취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새누리당은 17일 오후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고위급회의를 열어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기업 구조조정, 맞춤형 보육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류호·박효정기자 rho@sedaily.com

류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