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당인 노동당의 조 콕스(사진) 의원은 이날 낮1시께 런던에서 북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요크셔 버스톨에서 한 남성이 쏜 총을 맞고 흉기에 찔려 병원에 옮겨졌으나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지난해 5월 이 지역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인 콕스 의원은 피습 직전 현장 주변에서 선거구민 간담회를 열고 있었다.
경찰은 사건 직후 52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 조사를 시작했으며 다른 용의자를 찾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 주변 카페 주인 클라크 로드웰은 “흰색 야구 모자를 쓴 50대 남성이 손에 구식으로 보이는 총을 쥐고 있었다”면서 “그가 여성(콕스 의원)에게 두 차례 총격을 가하고서 다시 한 번 얼굴 부위에 총을 쏘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간 미러는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용의자가 범행하면서 “영국이 우선(브리튼 퍼스트)이다”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이런 진술에 미뤄볼 때 오는 23일 예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와 관련된 범행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콕스 의원은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펼쳐왔다. 다만 이날 선거구민 간담회는 매주 열리던 모임으로, 간담회 주제가 브렉시트 투표에 관한 것이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녀는 또 시리아 내전 해결을 강조해 왔으며 영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꺼린다며 비판했다.
만일 수사 결과 브렉시트 찬반 대립에 격분한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 일주일 앞으로 투표가 다가온 브렉시트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콕스 의원 총격 피습 소식이 전해진 후 “브렉시트 캠페인을 중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반대를 호소하기 위한 지브롤터 방문을 취소하고 “우리는 콕스 의원 가족과 선거구민들이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렉시트 찬반 캠프도 이날 피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날 예정된 투표 운동을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조는 그녀의 공적 의무를 수행하다 사망했다”면서 “그녀가 어떻게, 왜 죽었는지 앞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콕스 의원의 남편 브렌단 콕스는 “콕스는 사람들이 자신을 죽인 증오와 싸우는 데 단결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