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 굳은 사진작가 이기본의 개인전이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사진전문 대안공간 스페이스22에서 열린다.
작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하늘을 가르는 구름, 끊임없이 오가는 파도 등 정지된 듯한 풍경 속에서 미묘한 움직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상을 찾아내 장시간 노출로 촬영한다. 사실 이기본 작품의 제맛은 피사체의 형태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색감’인데 작가는 컬러필름으로 촬영한 후 암실에서 직접 현상과 인화를 하면서 고유하고 특별한 색을 만들어 낸다. 어둠 속에서 빛을 캐내고 그 빛에서 찾아낸 색들이다.
작가는 필름 선택부터 현상액 사용, 수소이온 농도 등 인화과정 전체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론을 고집한다.
이기본 작가는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무엇을 왜 찍는지에 대한 고민과 질문은 많이 하지만 그것을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을 적게 한다”고 지적하며 “사진은 예술이기도 하지만 철저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기에 사진을 잘 한다는 것은 자신이 다루는 기법과 기술까지 포함한다”고 말한다. 사진기술, 즉 ‘형식이 곧 내용’이라는 게 그의 꿋꿋한 고집이다.
강남역 강남대로에 위치한 ‘SPACE22’가 15년 이상 작업한 작가들 중 주목할 만한 인물을 지원하는 ‘중진작가 지원전시’로 이번 개인전을 기획했다. (02)3469-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