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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남자, 달달한 사랑에 빠지다

장기하와 얼굴들 4집 정규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발매

수록 10곡 찌질·발랄한 연애담

산울림 오마주...사운드 담백해져

장기하와 얼굴들 4집 정규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자켓 표지.장기하와 얼굴들 4집 정규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자켓 표지.




보컬 장기하(왼쪽 세번째)를 비롯해 장기하와 얼굴들의 멤버들이 4집 정규 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자켓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두루두루amc보컬 장기하(왼쪽 세번째)를 비롯해 장기하와 얼굴들의 멤버들이 4집 정규 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자켓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두루두루amc


키치·발랄·복고로 대표되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장얼)의 음악이 ‘달달’해졌다. 2008년 싱글 앨범 ‘싸구려 커피’로 데뷔한 이후 줄곧 연애와 사랑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노래했던 이들이지만 이번 4집 정규 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에 수록된 10곡이 모두 연애담이다. 그러나 장얼답게 절절함이 넘치는 사랑 이야기가 아닌 다소 ‘찌질’하고 일상적인 발랄한 연애담이다.

특히 타이틀 곡 ‘ㅋ’는 하루 종일 고민 끝에 마음을 시시콜콜 적어 ‘마치 콩을 젓가락으로 옮길 때처럼 이모티콘 하나마저 조심스럽게 정하고’ 문자를 보냈는데 돌아온 대답이 허탈하게도 ‘ㅋ’, ‘ㅋ’를 본 남자친구의 눈에서는 눈물이 ‘콸콸콸콸’ 흐른다는 연인 간의 흔한 ‘밀당’을 담았다. 또 보컬 장기하 특유의 ‘노래도 랩도 아닌’ 읊조리는 듯한 창법으로 부른 “웃음을 많이 섞으니까는 장난스럽게 보였겠지만 정성스럽게 적었던 거야”라는 가사는 듣는 순간 ‘빵’ 터지지만 진심을 조금은 감추기 위해 웃음을 섞고 정성껏 단어를 골랐지만 무심한 듯 문자를 보내기도 하는 우리의 ‘찌질한’ 연애담으로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그러게 왜 그랬어’라는 곡은 모진 말을 한 여자 친구가 후회를 하고 반성의 의미로 남자친구 집에 찾아온 내용인데 ‘리얼한’ 가사가 압권이다. “그러게 왜 그랬어? 왜 애초에 그런 말을 했어? 이렇게 이 시간에 찾아올 거면서. 비는 또 왜 맞았어? 너 지금 무슨 드라마 찍어? 아 또 왜 울어? 맨날 왜 그래? 얼른 일루 와.”


연애 이야기 같지 않은 ‘쌀밥’ 역시 사랑 얘기다. “된장찌개 싹싹 비벼서 김치를 쭉 찢어 살짝 얹어서 메추리알 장조림 한 알씩 물고서 굴비를 잘 발라 조금씩 곁들여 식어버린 다음엔 찬물에 말아서 너랑 둘이 나누어 먹던 쌀밥. 쌀밥 밥밥밥밥밥...”이라며 외치는 장얼 특유의 발랄한 연애 추억담인 것. ‘ㅋ’, ‘그러게 왜 그랬어’ 등 7곡이 발랄하다면 ‘가장 아름다운 노래’, ‘살결’, ‘오늘 같은 날’ 등 3곡은 발라드에 가깝다. 이번 앨범에서 ‘연가’에 가장 가까운 곡은 “어느 날 영영 멈춰버린다고 해도 난 오늘 너의 살결을 만지네”라는 ‘달달’한 가사가 담긴 ‘살결’이다. 장얼이 이렇게 로맨틱할 수도 있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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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얼은 이번 앨범은 음악적 ‘바이블’로 삼는 산울림과 비틀즈에 대한 오마주라며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일까? 음악적으로는 2·3집에서보다는 사운드가 줄어 담백해졌다. 아이유와 공개연애를 하고 있는 장기하는 “이제는 사랑 노래를 불러도 ‘오그라들’ 것 같지 않아서 이번 앨범을 내게 됐어요. 그 분(아이유)과는 상관 없는 완전히 픽션이에요”라며 이번 앨범의 가사와 현재의 연애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을 듣는 누구든 이번 앨범은 그의 연인에 대한 무의식이라는 생각을 접기는 힘들 것 같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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