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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기술 수준은]발전기술 선두권...응용기술은 미흡

투자 집중된 원자로 90년대 자립

非발전분야는 선진국에 못미쳐





정부가 원자력 관련 기술을 높여가면서 해당 기술의 상용화 및 민간이전이 어느 정도 됐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 분야 기술은 정상급이지만 그 밖의 분야에서는 아직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더 많은 투자와 정책적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 4월 말 발간한 ‘2015년 기술수준평가’ 최신판 자료에 따르면 2014년도 기준 대한민국의 원자력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2.7%로 2012년(82.5%)과 비교할 때 거의 ‘게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자력 안전확보기술 수준도 같은 기간 소폭 개선(77.4%→78.2%)에 그쳤다.


◇대한민국 주요 원자력 기술 개발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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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1959년 1978년 1987~1988년 1995년 1996년 2012년 2016년
한·미 원자력
협정 체결
원자력연구소
개소
첫 상업용 원전
고리 1호기 완공
핵연료 국산화
(중수료, 경수로)
연구용 원자로
자력 개발·건조
한국표준형원전
설계
스마트원자로
설계 완료
소듐원자로 시제품 독자 개발 성공


이는 전반적인 평가이며 발전 분야에서는 이미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다. 우리 정부는 1987~1988년 핵연료의 국산화에 성공한 후 1996년 한국표준형원전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미 원자력발전 분야의 자립을 이뤘다. 2012년에는 기존의 대규모 원전 대비 20~30%의 투자비로 지어 중·소도시 1곳에서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중소형원전인 스마트원자로의 설계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2기 이상의 스마트원자로를 건설하기로 양국 간 합의가 이뤄졌다. 올해 초에는 핵폐기물을 기존 원전 대비 약 5밖에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소듐원자로’ 시제품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해 저공해-친환경을 목표로 선진국이 개발하고 있는 4세대 원전 분야에서 한국의 독보적 기술력을 과시했다.



발전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다 보니 비발전 분야 원자력 기술은 아직 정상 수준에는 못 미친다. 원자력 기술의 민간 이전작업 역시 정부가 1999년부터 추진해 2015년까지 총 600여건의 이전을 달성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는 게 학계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민간으로의 원자력 기술이전 사업을 매년 10%씩 늘려 올해는 48건, 내년에는 53건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60건의 유망 원전 관련 기술에 대한 사업화도 추진된다. 앞서 원자력연구원은 2004년 민간기업인 한국콜마와 공동으로 국내 1호 연구소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를 설립해 코스닥에 상장시켜 시가총액 1조 기업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선진국을 따라잡고 후발국을 따돌리려면 국제적인 기술교류가 필요하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추격속도가 무섭다고 학계는 입을 모은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중국의 원자력 분야 논문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엔 국내외 많은 연구자가 중국의 연구자료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며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을 앞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중국은 원자력을 응용한 의료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한중 원자력공동위원회 등의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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