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순천시 17억원대 자재 구매 수의계약 ‘논란’...서류까지 조작

전남 순천시가 침수 예방사업에 필요한 17억원대의 자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순천시는 이 과정에서 특정업체 한 곳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서류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순천시에 따르면 상하수도 업무를 담당하는 맑은물관리센터가 순천 시내 침수 예방사업을 벌이면서 땅속으로 하수가 지나가도록 만든 콘크리트 사각 구조물인 ‘암거블럭’ 10종류를 S사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는 낙찰 예정가의 99.9%인 16억8,000만원에 순천시와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맑은물관리센터가 한 달 전에 같은 종류의 물품을 경쟁 입찰했을 당시의 낙찰가 90%보다 훨씬 비싼 금액이다.

순천시는 해당 물품을 갖춘 업체가 한 곳뿐이어서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지만 조달청 확인 결과 전남 도내에 비슷한 물품을 갖춘 업체가 5곳이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순천시는 조달청에 보낸 자재 구매 관련 입찰 의뢰서에서 ‘성능 인증’ 제품이 설계도에 반영됐다며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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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에 ‘성능 인증’ 특정 제품이 명시돼 있으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달청에서도 설계도에 특정 제품이 반영됐다는 의뢰서에 따라 수의계약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순천시의 입찰 의뢰서에 첨부된 구조물의 설계도는 ‘성능 인증’을 받은 특정 제품이 아니라 대부분의 업체가 조달할 수 있는 단체표준 제품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조달청에 수의계약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거액의 특정 업체 자재를 구매하려 한 과정에 대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수의계약 당시 전남 도내 업체와 계약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취지에서 수의계약을 했지만 업무미숙으로 빚어진 일 같다”며 “수의계약을 취소하고 경쟁 입찰 방식으로 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재공고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순천=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광주=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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