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1년 반 만에 매물로 나온 ‘퍼시픽타워’에 주목하는 이유

외국계 투자자의 ‘밸류애드’ 전략 주목

매입 당시 공실률 50% 웃돌았으나 18개월 만에 3% 미만으로 낮춰

오피스 시장 악화에도 우량 오피스로 주목받을 듯

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옛 올리브타워) 전경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옛 올리브타워) 전경





매입 당시 공실률이 50%를 웃돌았던 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퍼시픽타워(사진·舊 올리브타워)’가 1년 반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시기에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퍼시픽타워가 이처럼 이른 시기에 매각을 진행할 수 있는 비결은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공실을 해소해 빌딩의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퍼시픽타워의 투자자인 도이치자산운용은 조만간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이치 관계자는 “가격이 적정하다면 지금 매각을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실 현재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 시장에 오피스 매물이 넘쳐나는데다가 경기 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공실률이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자인 연기금과 공제회 등도 오피스 투자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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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매각이 진행되는 이유는 도이치 측에서 퍼시픽타워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퍼시픽타워 매각 작업은 이보다 앞서 작년 말부터 시작됐다. 국내 한 대형 자산운용사가 매입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퍼시픽타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퍼시픽타워의 공실률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퍼시픽타워의 공실률은 3%가 채 안 된다. 서울 3대 권역(도심·강남·여의도) 프라임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10% 이상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낮은 공실률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도이치와 실제 투자자인 외국계 기관투자자도 지금을 매각 적기로 보고 있다. 서울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위치가 좋고 공실률이 낮은 우량 오피스의 경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매각이 진행중인 광화문 ‘센터포인트’의 경우 역대 프라임 오피스 거래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되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블랙스톤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강남의 ‘캐피탈타워’도 강남권역 최고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퍼시픽타워가 이른 시기에 매물로 나오면서 외국계 투자자의 밸류애드(Value Add, 가치 증대) 투자 전략도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공실률이 높지 않은 안정적인 코어(Core)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외국계 투자자의 경우 다양한 성격의 자금을 바탕으로 코어 자산을 물론 퍼시픽타워와 같이 공실률이 높지만 가격이 낮은 빌딩을 매입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애드(Value Add) 전략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실제 지난 2014년 12월 도이치자산운용이 퍼시픽타워를 매입할 당시 공실률은 53%에 달했다. 반면 매입 가격은 3.3㎡당 1,920만원으로 당시 주변 평균 거래가에 비해 약 20% 정도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인근 ‘삼성생명 빌딩’이 약 5,800억원(3.3㎡당 약 2,200만원)에 부영에 매각된 것을 감안하면 외국계 투자자의 과감한 투자는 좋은 결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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