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와 남미 최대 반군조직으로 꼽히는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반세기 넘게 이어온 내전에 종지부를 찍는다. 지금까지 정부와 반군이 벌인 내전으로 사망한 사람 수는 26만명에 이르며 4만5,000명이 실종된 상태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공동성명을 통해 23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양측 대표가 항구적인 쌍방 정전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FARC가 정전을 선언하고 정부 측의 공습이 중단되는 등 해빙 무드가 조성된 지난해 7월부터 공식적인 정전 협정이 체결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협정 서명식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티모첸코’로 불리는 반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참석하며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도 역사적 정전의 증인으로 배석할 예정이다. 유엔에서도 반기문 사무총장을 비롯해 모겐스 리케토프 유엔총회 의장, 안전보장이사회 6월 의장인 프랑수아 드라트르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 등이 참석한다.
양측이 교환하는 합의문에는 최종 평화협상이 체결된 후 FARC의 무장해제 장소와 방식, 반군의 신변안전 보장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산토스 대통령은 자신의 평화 노력에 대한 국민적 승인을 얻기 위해 이번 합의문을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 1964년 농민봉기를 일으켜 지속적으로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온 FARC는 콜롬비아 공산당 산하 무력부로 설립된 남미 최대의 좌익 반군조직이다. 한때 남미 반군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1만7,000여명의 병력을 보유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8,000명 정도가 소속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ARC는 세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990년대는 물론 2000년대에도 수 차례 정부와 평화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교전상태를 유지해왔다. 콜롬비아 현지 언론은 주요 지도부가 체포되고 병력이 줄어든 FARC가 농촌을 무대로 무장투쟁을 벌이는 대신 도시에서 합법적인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목적 아래 정부와 정전협정 체결에 나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