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들이 많은 식음료업계가 힙합 마케팅에 빠졌다. 최근 브라운관을 강타한 힙합 열풍에 편승해 젊은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달 힙합가수 빈지노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인 ‘스낵앨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빼빼로의 다양성을 주제로 한 제품 디자인과 음원, 뮤직비디오 등에서 협업 중이다. 스낵앨범이란 스낵을 구입하면 음원을 받을 수 있어 앨범을 사는 것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빼빼로 포장은 음악 기기의 이퀄라이저를 형상화했고, 빈지노를 포함한 세 명으로 구성된 ‘IAB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했다. ‘라이프 인 컬러’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빼빼로 포장의 QR코드를 통해 제공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젊은 층이 힙합 음악에 열광한다는 점을 파악해 빈지노를 섭외했다”며 “과자와 음악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소비자 참여형 힙합 마케팅도 등장했다. 코카콜라는 힙합 가수 도끼와 함께 ‘스프라이트 돌직구 랩 콘테스트’를 다음달 31일까지 연다. 도끼가 작곡한 음원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랩 가사로 작성하는 행사다.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랩 특유의 경쾌한 비트에 맞춰 표현할 수 있게 기획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프링글스도 신제품 ‘프링글스 파티스피커’ 모델로 랩퍼 사이먼 도미닉을 기용하고 힙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이먼 도미닉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이 제품 콘셉트와 부합돼 선정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식음료업체가 힙합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고루하다는 기존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다. 친근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기존 광고나 마케팅 대신 개성을 존중하고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젊은 층의 특성에 맞춰 이들의 전유물로 꼽히는 힙합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