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2일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호’의 시험발사 성공 선언을 계기로 향후 ‘핵개발 유예’를 내세워 대내외적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북미대화를 통한 평화협정 체결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4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무수단 혹은 화성-10 미사일 발사 관전 포인트’ 보고서에서 북한의 화성-10호 시험발사에 대해 “당대회 이후 결정사항들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체제결속과 안보에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마무리해야 할 중요 과제였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오는 29일 개최될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달 7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행 방안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이 앞으로 경제발전을 위해 외부를 향한 ‘대화 공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화 공세에 부정적인 입장인 만큼 북한이 국내의 친북성향단체 등을 공략해 ‘남남갈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예상된다.
연구소는 북한의 6번째 화성-10호 시험발사와 관련해 “‘고각발사’를 통해 사거리를 줄이고 고도를 최대로 높였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발사 방식을 넘어선 오히려 한 단계 진보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6번 시험발사 중 한 번만 성공한 상황에서 미사일로서 신뢰할만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바로 작전배치할만큼 완전성공으로 단정하기도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번의 시험발사 실패 원인으로는 고각발사 시도를 꼽으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핵탄두 폭발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ICBM 관련 기술 완성을 위해 미사일 탄두의 공중 폭발 실험 등 추가 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연구소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