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브렉시트 후폭풍] 유럽 투자자산 리밸런싱 나선 은행 PB센터

투자자들 방문·문의 빗발에

금·달러 등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 다시 구성 할 듯

“하루 종일 전화만 붙잡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한 달간은 혼란이 극심할 듯합니다.”

지난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현실화하자 은행 프라이빗뱅크(PB)센터 창구에는 고객들의 방문과 전화 문의가 빗발쳤다. 시중은행 PB센터의 한 지점장은 “관리하고 있는 모든 고객에게 투자 위험 등을 안내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급격히 늘었다”며 “일주일 치 업무를 하루에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은행 PB들의 말을 종합하면 브렉시트로 개인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다. 유가 변동과 환율 시세 등 시장 컨센서스가 ‘브리메인(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Bremain)’을 가리키던 상황에서 정반대 상황이 일어나 투자 전략이 송두리째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PB센터의 한 PB는 “대부분의 고객이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전제로 투자 전략을 세웠다”며 “영국이 EU에 잔류해 세계 경제가 안정화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도 꽤 많은 자본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PB센터 자체적으로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전망과 투자 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B들은 특히 유럽 투자자산에 투자한 고객들의 자산 리밸런싱(운용 자산 편입 비중 재조정)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브렉시트로 유럽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됨에 따라 유럽 투자자산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PB센터의 한 PB팀장은 “브렉시트로 유럽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채권과 달러·금과 같은 안전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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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또 유럽 펀드, 유럽 지수를 기준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들 상품의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고객들의 자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B 업무를 총괄하는 자산관리(WM)부서를 중심으로 고객 민원 대응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사전에 준비한 매뉴얼에 따라 펀드·신탁·퇴직연금 등의 투자상품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글자 수 제한 없는 문자메시지(LMS)를 발송한다. 또 향후 전망 분석 및 투자 전략 등을 제시한 이슈 보고서를 제공해 향후 투자 방향을 안내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기 전망과 투자 방향, 고객 대응책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PB와 WM 관련 직원들에게 업무 참고용으로 배포한다. 신한은행 역시 고객들에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안내 문자와 e메일을 발송할 방침이며 농협은행도 27일 화상 브리핑으로 전 영업점 직원들에게 고객 대응 방안과 투자 방향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WM부서 고위관계자는 “브렉시트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향후 전망과 투자 방향 등을 정리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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