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비리 의혹 의원들 상응 조치 밝힌 두 야당 지켜보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최근 문제가 된 현역 의원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함께 이에 상응하는 징계 조치를 약속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7일 의원 특권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등 각종 비리에 얽혀 있는 서영교 의원에 대해 “당무감사를 통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4·13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과 관련해 “국민 정서를 반영해 최대한 조치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자들의 출당(黜黨)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두 야당 지도부가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언급한 것은 이번 사건을 대하는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의기의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사건은 직접 관여했던 김수민 비례대표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에 이어 당시 회계책임의 정점에 있던 박선숙 의원이 이날 검찰에 소환되는 등 수사망이 점차 좁혀오고 있다. 검찰 수사 확대와 함께 국민의당의 전국 지지율뿐 아니라 텃밭인 호남의 지지율도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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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두 사건이 4·13총선 승리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형성한 야권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계파 싸움을 일삼는 여당의 대안으로 야권에 지지를 몰아준 유권자들은 사건에서 나타난 야당 의원들의 ‘갑질’이나 비리 행태를 보며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야권이 총선 이후 줄곧 주장해온 ‘총선 민의’를 정면으로 배신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두 야당 지도부의 ‘상응하는 조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두 야당은 이번 사건의 초기 대응과정에서 보인 조치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컸다는 점 또한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 의원에 대한 징계 약속이 과거처럼 비판 여론의 예봉을 잠시 피하기 위한 정치적 구두선(口頭禪)으로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금 국민은 두 야당을 향해 지난 총선에서 주장한 ‘새 정치’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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