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들의 초혼 연령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여성들은 취업 의지가 강했지만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등의 영향으로 비정규직에 비중이 높았고 임금도 남성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28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낸 ‘201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 여성인구는 전년보다 0.4% 늘어난 2,542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5,080만1,000명)의 50.0%를 차지했다. 여성인구는 지난해 남성인구를 앞지른 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여성인구가 50.1%를 기록한 후 2030년에는 50.3%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성 초혼이 30대에 진입한 것은 최근 취업난에 이어 전셋값 상승으로 결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이 가중된 영향으로 보인다.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1995년 25세를 넘어선 후 지난 2011년 29세에 진입했고 다시 4년 만에 30세까지 올라왔다. 초혼 부부 가운데서는 대부분 남성 배우자의 나이(67.6%)가 더 많았다. 지난 2014년부터 여성이 나이가 많은 ‘여성 연상’ 비중(16.2%)이 동갑(16.1%)을 추월한 뒤 지난해에는 격차(여성연상 16.3%, 동갑 16.0%)가 더 벌어졌다.
이혼 3건 중 1건(29.9%)이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였고 결혼한 지 4년 이하 부부(22.6%)의 이혼 비중도 높았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여성은 52.3%로 남성(61.5%)보다 9.2% 낮았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성의 비중은 지난 2008년 61.6%를 기록한 후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출산율은 1.24명으로 전년(1.21명)보다 0.03명 증가했다. 연령대는 30~34세가 10만명당 116.8명으로 출산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 25~29세가 63.1명, 35~39세가 48.3명을 보였다.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는 여성은 88.7%로 남성(81.9%)보다 6.8% 높았다. 여성의 52.8%가 가정 일에 관계없이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남성보다 3.2%포인트 높은 수치다. 여성들은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육아부담(47.5%)’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49.9%로 전년에 비해 0.4% 포인트 상승했다. 남성(71.1%)과의 고용률 격차는 21.2%포인트로 최근 3년간 계속 감소는 추세다. 연령대별로는 20~29세·45세~49세가 68.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결혼과 임신·출산·육아 등의 부담이 높은 30~34세는 59.8%, 특히 자녀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35~39세의 고용률은 54.1%까지 낮아졌다.
육아 부담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일어나며 지난해 전체 여성 임금근로자(76.4%) 가운데 40.3%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었다. 특히 40대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60.1%)이 남성(39.9%)보다 20.2% 높았다.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47.7%가 시간제 근로자였다. 여성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 수준은 지난해 178만1,000원으로 남성의 62.8% 수준이었다. 남성 대비 시간당 임금 수준도 지난해 68%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탓에 지난해 국민연금 가입률은 여성이 62.3%로 남성(73.7%)에 비해 11.4%포인트, 고용보험(62.4%)도 12%포인트 낮았다. 문화활동으로는 영화관람(90.2%)을 가장 선호했다. 박물관(28.4%)과 음악연주회(23.5%), 연극·뮤지컬(27.1%)을 즐긴다는 비중도 높았다. 여가시간은 대부분 TV시청(71.7%) 또는 휴식활동(53.9%), 문화예술관람(18.9%)로 활용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