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혼전 성관계 맺는 여성은 천박해" 中 교과서 '파문'

지금까지 2천여부 인쇄됐지만 첫 논란

문제의 출판사 "모욕적인 의도 아니다..인용부호인 큰 따옴표 사용했다"

중국 성교육 교과서의 표현이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출처= BBC 사진 캡쳐중국 성교육 교과서의 표현이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출처= BBC 사진 캡쳐


중국의 고등학교 성(性) 교육 교과서에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쓰여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BBC는 중국 장시(江西)성의 ‘고중생 과학성교육’교과서에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쓰여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교과서는 혼전 성관계에 대해 “여학생들의 심신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혼전 성관계를 맺는 여성은 값싸고 천박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어 “소녀들이 남자 친구들에게 몸을 희생한다고 해서 그들 ‘정복자’들이 소녀들을 더욱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업신여기게 된다”는 표현을 썼다. 또한 “소녀가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최후의 방어선을 무너뜨리면 ‘순진한’ 사람에서 ‘충동적인’ 사람으로 변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욕망을 참지 못하는 남자의 유혹에 빠지기 쉬워진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교사가 해당 교과서의 내용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리자 누리꾼들이 즉각 반발했다. 한 여성 누리꾼은 “두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면서 “여성에게만 혼전 성관계의 책임을 묻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남성인 나도 이런 표현이 역겹다. 여성들이 혼전 성관계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면 남성에게도 같은 말을 하라”고 촉구하는 남성 누리꾼도 있었다. 다른 네티즌은 “여성들을 가둬두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그러면 그들이 값싸다고 매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아냥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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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교과서는 지난 2004년 첫 발행된 이후 지금까지 2천여 부가 인쇄됐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문제가 됐다. 해당 교과서의 출판사인 ‘21세기 출판집단’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에 문제가 된 표현은 모욕적인 의도가 아니라면서 “업신여겨진다”에 인용 부호인 큰따옴표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29일 인민일보는 해당 출판사가 “이 책에 대한 수정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며 장시성 교육청이 이 교과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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