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났다.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최덕규 후보와 결선 전 거래가 있었나’ ‘문자메시지 발송 과정에 관여했나’ 등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있는 그대로 검찰에서 조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만 반복해서 대답했다.
김 회장은 농협 회원들과 농민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조사를 잘 받고 나와서 농민들과 얘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난입해 “김 회장은 죄가 없다. 정치적으로, 호남(출신 회장)이 됐다고 해서 죽이려고 한다. 그러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그를 상대로 지난 1월 실시된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의 ‘모종의 밀약’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당시 선거에서 최덕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떨어진 뒤 대의원 107명에게 ‘김병원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최 후보의 지지를 받은 김 회장은 결선투표에서 1차 투표 1위였던 이성희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 후보 명의의 문자가 결선투표 전 발송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등을 규정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선거 당일 선거운동과 후보자 외의 제3자가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