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정현, 세월호 보도국장 압박 "대통령이 봤으니 내용 바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있다.

녹취록에는 이 전 수석이 김 전 보도국장에게 특정 뉴스 아이템을 빼거나 다시 녹음하도록 종용하고, 대통령이 KBS를 봤으니 보도 내용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전국언론노조 등 7개 언론시민단체는 3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힐 세월호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할 것을 주장했다.

또 세월호언론청문회를 열어 보도통제의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 전 수석과 길환영 전 KBS 사장의 방송법 위반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고 편집에까지 개입했다. 녹취록 끝에는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KBS가) 지금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 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하며 김 전 보도국장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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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보도국장은 이 전 수석의 항의에 대해 “우리 보도가 무슨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 “일부러 우리가 해경을 두들겨 패려고 하는 거냐”, “이번 참사를 놓고서 면밀히 우리가 분석해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전 수석의 발언을 보면 청와대 세월호 참사 책임을 해경이 아닌 선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도 확인되고 있는 상황.

계속되는 항의에 김 전 보도국장은 “무슨 말씀인지 알겠다”면서도 “이 선배(이정현 지칭)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되물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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