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존슨 전 런던 시장, 英 보수당 당수 경선 출마 포기

같은 EU 탈퇴파 고브 장관 출마에 표 분산 우려 사퇴

보수당 경선체제 돌입....고브 법무 vs. 메이 내무장관 2파전

9월 조기총선 후 재집권으로 국면전환 고심도



오는 10월 사퇴하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가장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돼온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보수당 당수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리그렉시트(브렉시트에 대한 후회, Regrexit) 정서 확산으로 영국 정치권에서 9월 조기총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탈퇴 진영의 수장인 존슨 전 시장이 갑작스럽게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정국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보수당 당수는 당을 결합해 영국이 세계 속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할 사람이어야 한다”며 “동료와 논의한 결과 그 사람이 나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유력한 차기 당수로 거론됐던 그가 경선을 포기한 데는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의 출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함께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존슨이 총리로 선출될 경우 고브 장관이 재무장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브가 예상을 뒤엎고 “존슨 전 시장이 브렉시트 이후 지도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깜짝 출마하자 존슨이 탈퇴 진영의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해 사퇴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로써 오는 9월9일까지 치러질 보수당 경선은 EU 탈퇴 진영의 고브 장관과 EU 잔류 진영의 지지를 받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경선에서 집권당인 보수당 당수로 선출된 후보는 자동으로 캐머런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추대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의 사퇴로 메이 장관이 경선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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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수당은 당수 선출 이후 조기총선 실시를 통한 국면전환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EU와의 탈퇴 협상에 앞서 9월 조기총선을 실시해 국민 여론을 다시 한 번 들어보려 한다는 이유가 제기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기총선을 거쳐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정치적 부담을 덜고 보다 유연하게 EU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이 장관은 총선으로 보수당이 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총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1야당인 노동당은 제러미 코빈 당수를 교체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의 트리스트럼 헌트 전 예비내각 교육장관은 “코비니즘(코빈 당수의 이념) 실험은 끝났다”며 현 체재로 조기총선을 치르면 또다시 패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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