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산은·수은 경영평가서 A·B등급서 C등급으로 강등... 부실 터진 후에야 뒷북 친 금융위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평가단은 1년 전만 해도 산은에 A등급을 줬다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등급을 한 번에 두 단계 내렸다. 수은도 같은 이유로 1년 전보다 한 단계 강등됐다.

금융위원회는 산은·수은·IBK기업은행과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 등 5개 금융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평가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영예산심의회와 경영평가위원회가 맡았다. 평가 결과 S에서 A~E까지 6개 등급이 매겨진다.

산은의 평가등급은 1년 만에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두 단계 떨어졌고 수은은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렸갔다. 기업은행은 A등급,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각각 B등급을 받았다.


금융위는 산은과 수은이 △일자리 창출기업 지원 △창조경제 지원 등 계량지표의 정책금융 지원실적은 양호했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정상화 지원 △조선·해운 등 대외위기 취약산업 지원 노력이 부진해 등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자회사의 부실 책임이 이번 평가등급에 반영된 셈이다. 다만 국책은행을 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이 이미 자회사 부실로 대규모 자본확충 방안이 마련된 후에야 산은과 수은에 대한 질타에 나선 것을 두고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산은을 비롯한 국책은행들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하는 이날 평가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책임 떠넘기기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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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가라는 것은 사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산은과 수은은 이미 자회사 부실 책임 및 자본확충과 관련해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하고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경영평가 때는 평가단이 이 같은 쇄신안에 대한 적절성과 이행 여부를 평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산은과 수은은 평가등급이 강등됐지만 성과급은 받는다. 경영실적 평가등급이 C인 경우 기관장은 연봉의 30%, 임원은 55%, 직원들은 월 통상임금의 110%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산은과 수은은 최근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임원급은 연봉을 5% 삭감하고 전 직원들도 올해 임금 상승분을 반납하기로 했지만 성과급은 반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자체적인 결정으로 성과급을 반납할 여지도 있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검찰 조사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사실로 확정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에게 지급됐던 성과급 환수를 위한 조치를 다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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