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고] 성과연봉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제언

곽범국 예금보험공사사장

곽범국 예보 사장곽범국 예보 사장


지난 4월29일 금융 공공기관 중 최초로 예금보험공사는 동일한 일을 하더라도 단지 근무연한이 길다는 이유로 많은 보수를 받는 ‘연공제’라는 낡은 항구를 떠나 조직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성과연봉제’를 향해 새로운 항해에 나섰다. 그러나 출항을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직급·근무연수·성별 등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왜 이 항해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하고 소통하는 많은 노력으로 가까스로 출항에 대한 노사합의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예금보험공사호(號)’는 성과연봉제로 가는 망망대해에 떠 있다. 배를 띄워 출항하기까지의 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배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호를 이끌고 있는 선장으로 이번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몇 가지 제언해보려 한다.


첫째, 조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예금보험공사호에 승선한 제한된 인원을 가지고 항해 과정에서 만나는 많은 장애물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원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고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것에 상응하는 합당한 평가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둘째, 마련된 평가제도에 대한 보완으로 조직 내 수용성을 강화해야 한다. 항해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기존에 만들어놓은 평가제도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제기되는 개선 의견을 제도에 반영하는 유연성을 발휘해 불만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예컨대 개별 업무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평가 결과의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가지표 설정 시 피평가자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평가 결과의 투명한 공개와 다면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견제·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셋째, 성과나 역량이 미흡한 직원이 다시 열심히 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다. 항해 과정에서 일부 인원은 역량 부족, 의욕 상실 등의 문제로 업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항해를 위해서는 그들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저성과자 퇴출’이나 ‘쉬운 해고’는 애시 당초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개인별로 부족한 역량에 대한 맞춤형 재교육을 실시해 전문지식의 깊이를 더해주고 코칭시스템 또는 전환배치 등으로 직원의 적성에 적합한 커리어 패스를 찾도록 지원해준다면 대부분 초심을 회복하고 처음 입사할 당시의 우수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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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유도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살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본인의 역량을 레벨업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상시운영하되 연수 결과를 근무평정에 반영하게 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성과연봉제는 금융 공공기관과 많은 민간 금융기관이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기에 ‘직원들 줄 세우기 경쟁’ ‘임금을 깎기 위한 수단’ 등의 근거 없는 불안감이 일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발표되는 많은 통계자료가 우리나라 금융업의 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되면 결국 금융업 자체의 안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이런 점에서 성과연봉제는 조직의 생산성 강화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세대에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예금보험공사는 공공기관 임직원으로의 책임감을 가지고 전체 조직원이 힘을 합쳐 성과연봉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내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사장

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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