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요리의 본고장인 강원도 속초 용대리 황태 마을을 무작정 찾아가 맛의 비법을 알기 위해 허드렛일도 마다치 않았습니다. 몇 달간 50여 개 식당의 맛을 보고 일도 도와드리면서 황태 요리의 대가를 만나 맛의 비법을 전수받았습니다.”
최근 황태 요리 전문 브랜드 ‘황태장인’ 서울 영등포 선유도역점에서 만난 이승현(사진·36) 팀웍앤비 대표는 황태장인을 론칭하기까지의 역정을 풀어놓으며 말문을 열었다. 어린 시절 사업가를 꿈꿨던 그는 20살부터 김밥집·패밀리 레스토랑·호프집 관리 등을 거치며 1억 원을 모아 29살에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생맥주가맛있DAY’ 등 호프집 브랜드 직영점을 11개를 오픈하는 등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고민은 여전했다. 맥주 사업이 트렌드에 민감해 쉽게 브랜드 이미지가 노후해지는데다 저가형 맥주 경쟁 등은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고 몸에도 좋은 음식으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 TV 프로그램에서 황태의 효능을 보게 됐다”며 “고단백·저칼로리인데다 칼슘이 풍부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음식이기에 무릎을 탁 쳤다”고 회상했다.
이후 용대리 황태 마을을 떠돌던 그는 아예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용대리의 한 식당에서 일하며 황태 요리 비법을 하나둘씩 배웠다. 그렇게 연습과 실패를 거듭하며 우선 깨달은 것은 결국 ‘재료의 중요성’이었다. 조금이라도 질이 떨어지는 재료를 쓰면 절대 감동을 주는 맛을 낼 수 없었다. 그는 강원 용대리(황태), 전남 신안(소금), 강원 원통(들깻가루·들기름), 강원 횡성(고춧가루), 경남 통영(굴) 등에서 신선한 재료를 직접 가져오는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세웠다.
전국에서 통할 수 있는 독창적인 황태 육수도 개발했다. 황태해장국의 경우 강원도는 감자를 많이 넣고, 대전은 강황 가루, 부산은 젓갈을 넣는 등 지역색이 강한 음식이어서 전국 가맹사업을 하려면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인 맛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민을 거듭하다 지역색이 적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인 설렁탕에서 착안해 설렁탕 육수를 황태 육수와 적절히 배합하는 황태 설렁탕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직영 1호점인 선유도역점을 낸 황태장인은 그야말로 황태 요리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황태설렁탕을 기본으로 황태해물순두부, 황태비빔밥, 황태짬뽕탕, 황태구이, 황태물냉면, 황태굴국밥(겨울메뉴), 황태보쌈, 황태해물찜 등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 황태설렁탕에는 양지고기를 넣어 국물의 깊이를 더했고 간을 세게 하지 않아 담백한 맛을 냈다. 황태구이는 조미료 대신 키위·사과·배·레몬 등을 갈아 만든 소스를 사용해 구웠다. 황태비빔밥은 황태채를 들기름에 볶아서 조린 뒤 잘게 다져 다대기, 생강, 마늘 등을 넣어 장을 만들었다. 술안주로 적당한 황태골뱅이와 황태강정 등도 빼놓지 않았다. 원재료에 자신이 있는 만큼 황태채와 반찬으로 내놓는 낙지젓갈은 별도 판매한다.
이제 시작단계인 황태장인은 맛의 고장인 전주에 지난 5월 가맹 1호점을 냈다. 전주에서 통하면 전국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 현재 색다른 메뉴와 건강한 맛으로 주목받고 있다. 7월 중에는 서울 구로·인천 송도·수원 병점에 가맹점 3개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팀웍앤비의 직원들 모두 매장을 직접 운영해본 현장 전문가들이라 가맹점주들에게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창업 노하우를 책으로 엮어 출간 이후 강연 등을 통해 젊은 창업자를 응원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