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문장 자존심 대결에서 이긴 독일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2016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6) 4강에 진출했다.
3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벌어진 유로2016 8강전은 연장까지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들어가면서 양 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0·독일)와 잔루이지 부폰(38·이탈리아)의 거미손 대결로 압축됐다.
앞서나간 쪽은 부폰이었다. 부폰은 팀 동료가 골대 위로 날려버린 슈팅 뒤 독일 2번 키커 토마스 뮐러의 슈팅을 막아내 균형을 맞췄다. 이후 독일 3번 키커 메주트 외칠의 슈팅이 골대에 막히고 이탈리아 4번 키커 그라치아노 펠레가 실축하면서 승부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이때 노이어의 선방쇼가 시작됐다. 2대2 상황에서 5번 키커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슈팅을 걷어낸 그는 5대5에서 다시 9번 키커 마테오 다르미안의 낮은 슈팅마저 방어해 승기를 가져왔다. 독일은 요나스 헥토르의 슈팅 성공으로 6대5의 진땀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역사통계재단(IFFHS)이 선정한 21세기 최고 골키퍼인 부폰이 눈물을 감추지 못한 반면 두 차례 선방으로 독일을 4강으로 이끈 노이어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014브라질월드컵 우승 주역인 노이어는 지난해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최종 후보 3인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오르는 등 ‘대세’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노이어는 “페널티킥 동점골(후반 33분)을 내줬던 보누치에게 다시 당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대 축구 메이저대회(유로·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4무4패로 절대열세였던 독일은 이날로 이탈리아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독일은 최근 6개 대회 연속으로 메이저 4강에 올랐다. 이대로 우승까지 가면 유로 최다 우승 신기록(4회)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