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6일 ‘8·9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경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번 나를 바치고자 한다”면서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새누리당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지난 2012년 10월 7일,
대선 패배의 먹구름이 몰려오던 그 순간,
저에게 돌을 던져 달라며
대선 후보 비서실장직을 사퇴하던 그 날보다
수 백 배 더 무거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지난 총선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지난 총선이후 지금까지 총선책임론으로 밤낮을 지새우는 우리당의
모습을 지켜보며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에 불면의 밤을 뒤척여 왔습니다.
지난 총선기간 저는 최고위원은 커녕, 공관위 구성과 공천절차에
아무런 관여도 할 수 없었던 평의원 신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 한 것처럼 매도당할 때에는
黨이야 어찌되든지 간에 저의 억울함을 풀어볼까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전당대회 시기도 전당대회 룰도 모두 저에게 유리하도록 정하려고 한다는
황당한 음해를 접할 때에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저의 진심을 아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음해를 받느니
차라리 당대표에 출마하여 명예를 회복하라고 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 최경환, 이 날 이 때 까지
私를 위해 公을 외면하고 저 살자고 당을 내팽개치며
주어진 소명 앞에 망설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치 입문이후 지금까지 제 마음속엔 오직
국민의 삶과 국가발전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자리를 저의 개인적 이익과 정치적 인기를 위해
이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비록 야당에게 욕을 먹고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당과 국민을 위해 저 개인을 버리고 살아왔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오늘,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번 저를 바치고자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에 저는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 날을 위해
오직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 하겠습니다.
할 말이 많지만, 제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고 가겠습니다.
다시한번 저에게 돌을 던져 주십시오. 달게 받겠습니다.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 근 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재창출이 이루어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습니다.
오늘 저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게 해주십시오.
전당대회가 대립과 반목이 아닌 당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축제의 장이 되게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 된 우리, 새로운 하나’, 지금 이 순간 저의 바람은 오직 이것뿐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1년 반 후면 우리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
그 길을 인도할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한 어둠 속을 걸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날을 생각하면 서로를 탓하는 시간조차 우리에겐 사치입니다.
똘똘 뭉쳐도 감당하기 어려운 폭풍우가 휘몰아치는데
우리 당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지금과 같은 분열 상태로는 꺼져가는 정권재창출의 불씨를 살려낼 수 없습니다.
해안의 난파선은 먼 바다의 등대라고 하였습니다.
분열된 당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과거 대선패배에서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밤은 한 명 한 명의 불빛이 모일 때만 밝힐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모두에게 그저 ‘아무나’가 아니라,
어둠을 밝혀줄 소중한 희망들입니다.
오늘 저는 저의 몸을 불살라 그 불빛 중 하나가 되고자 합니다.
오늘 이후로 제2, 제3의 불빛들이 나와 주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 방울의 비가 모여 千山을 적신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뭉치면, 과거에 해냈듯이 다시 해낼 수 있습니다.
절대 서로를 포기하지 맙시다,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맙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정치를 시작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정치의 근본은 ‘民生民本’이라는 일념 하에 살아왔습니다.
보수의 가치가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의 어려움은 곧 민생의 어려움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보다 나은 삶을 선사해 드리지 못한 점
청년 여러분께 보다 나은 미래를 제공해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저는 어느 한 순간도 계파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눈에 그렇게 비치었다면
그 잘못 또한 저의 몫입니다.
‘民生民本’을 위해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럼에도 제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앞으로 저는 정치 입문의 初心으로 돌아가
지도 밖의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더 치열하게 답을 구하겠습니다.
국민의 삶은 ‘혀 끝’이 아니라 ‘손 끝’에 달려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정치는 예능(藝能)이 아니라 유능(有能)임을 저는 믿습니다.
사막을 흐르는 강처럼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民生民本’을 쉼 없이 실천하여
여러분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빛을 안겨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은 흘러 원래의 바다로 돌아가고 달은 떨어져도 하늘을 떠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한 발 낮은 자세로 세상을 마주하며 낮게 더 낮게 여러분 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끝으로 저를 아끼고 늘 함께해 주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당대표에 출마해 당의 재건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온 몸을 던져
희생해 달라는 간절한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 점,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당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고심과 고심을 거듭해 내린 결단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민생의 바다로 들어가겠습니다.
당의 화합과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