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위기의 유럽 철강업계 '양강 체제'로 바뀌나

2·3위 티센크루프·타타스틸, EU 합작법인 설립 손잡아

세계 1위 아르셀로미탈은 중소형 업체와 합병 추진





중국의 저가 철강 공세에 몸살을 앓던 유럽의 철강업계가 2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철강시장 점유율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티센크루프와 타타스틸이 유럽연합(EU)을 아우르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손을 잡았으며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도 중소형 제철소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의 티센크루프는 “우리는 현 상황에서 유럽 철강업체들을 통합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계속 강조해왔다”며 “다른 철강업체들과 함께 타타스틸과도 이러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타스틸 경영진 역시 지난 8일 인도를 방문한 사지드 자비드 영국 기업부 장관과의 회담 후 포트탤벗 제철소 등의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며 대신 “티센크루프와 함께 유럽 사업 부문을 통합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타스틸은 당초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포트탤벗 제철소를 비롯한 영국 내 사업 정리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결정 이후 포트탤벗 제철소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자 티센크루프와의 합작법인 설립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 역시 이탈리아의 중소형 철강업체인 마르체가글리아와 합작법인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EU 최대 규모 제철소인 이탈리아의 일바를 인수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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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두 협상이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유럽의 철강시장은 아르셀로미탈·티센크루프라는 양강 중심으로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셀로미탈의 유럽 내 시장점유율은 현재 33%에서 40%까지 뛰어오르게 되며 티센크루프·타타스틸 연합 역시 시장의 25%를 차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장 재편이 성사되면 철강업체들이 품목별 수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로 상황이 더 나빠진 영국의 제철소까지 통합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이번 거래는 원칙적으로는 양자(티센크루프와 타타스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영국 자산을 포함한 합작사 설립은 미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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