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전통 에너지 강자' 두산중공업도 에너지신사업 강화

美 ESS 제어 원천기술업체 인수...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대응

풍력·ESS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

최대진(오른쪽)두산중공업 ESS 담당이 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데이빗 카플란 원에너지시스템즈 CEO와 인수 서명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중공업최대진(오른쪽)두산중공업 ESS 담당이 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데이빗 카플란 원에너지시스템즈 CEO와 인수 서명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중공업




화력·원자력 등 전통 에너지 사업 강자인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어 원천기술 업체를 인수하면서 에너지 신사업 강화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하고 사명을 두산그리드텍(Doosan GridTech)으로 변경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2011년 설립한 회사로 ESS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를 북미 전력 업체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 왔다. 인수 금액은 수 백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급증하는 에너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화력 등 전통 방식의 발전기에 들어가는 보일러·터빈 제작 및 시공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스마트그리드,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산업이 팽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에너지산업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 ESS 사업 강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스마트그리드 보급 지원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ESS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ESS는 전력을 저장해두는 일종의 ‘대용량 배터리’로 출력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적이다. 두산중공업은 ESS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외부에서 조달해왔다. 배터리와 전류 전환 설비 등은 LG화학, 삼성SDI 등으로부터 조달하고, 제어 소프트웨어는 외부업체로부터 구매해 ESS 시스템을 완성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체적으로 제어 기술을 보유하게 되면서 ESS 설치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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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는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국내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발표한 ‘에너지 신산업 성과 확산과 규제개혁 종합대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을 7%로 확대하는 등 2020년까지 ESS 분야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ESS를 활용해 전기요금을 절감한 만큼 추가로 더 할인해주는 ‘ESS 활용추진 요금제’의 적용 기한을 기존 1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등 ESS의 설치와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두산중공업은 기존 풍력 발전사업과 ESS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국내 최초로 3MW급 해상풍력시스템인 ‘WinDS3000TM’을 개발한 후 지금까지 총 207MW(3MW급 69기)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풍력발전소에 발전기와 ESS설비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 2025년께는 1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글로벌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높은 성장 예상되는 국내와 북미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와 유럽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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