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판매 중지 앞둔 폭스바겐, 무료 이용 택시로 달린다

카카오택시 손잡고 시승이벤트

손님 원하면 운전까지 할수있어

"판매 확대에만 열올리나" 비판도



폭스바겐이 허위 인증 혐의로 정부의 판매정지 처분을 앞둔 와중에 카카오와 손을 잡고 도심을 달리는 택시로 변모했다. 골프, 파사트 차량을 카카오택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시승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지만, 시선은 썩 곱지 않다. 힘든 환경을 뚫겠다는 의지는 이해하지만, 범법 행위혐의에 대한 책임을 우선 이행하는 대신, 수백만 원의 할인 등 파격 마케팅을 통해 판매 확대에만 힘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1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폭스바겐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목적지로 택시를 호출할 경우 무작위로 폭스바겐 골프와 파사트 차량이 배정된다. 이동 구간은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한정돼있다. 이를 이용할 경우 택시 요금은 받지 않는다.

차량 외관에는 ‘폭스바겐과 카카오택시가 함께합니다’라는 문구와 카카오를 상징하는 캐릭터들이 래핑돼있다. 또한 뒷 좌석에 폭스바겐 신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아이패드가 비치돼 이동 중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폭스바겐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원할 경우 직접 목적지까지 운전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폭스바겐코리아와 카카오가 손을 잡은 이유는 두 회사에게 모두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최근 배출가스 조작의혹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폭스바겐코리아는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이미지쇄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한 폭스바겐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에 한해 펼치던 무료 시승을 일반 고객들에게 거부감없이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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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카카오택시 입장에서는 수입차 시승 이벤트를 통해 폭스바겐 코리아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택시 호출 비용을 유료화하지 않는 대신 시승 이벤트처럼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나간다”는 것이 카카오의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무료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소 타지 못했던 수입차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도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배출가스 조작의혹과 관련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폭스바겐이 판매 확대만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부정적인 입장도 적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폭스바겐은 차만 팔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국내 제도상 허점을 활용해 법을 어긴 의혹을 받고 있는 행위에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자율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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