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전략 노출 우려에...공매도 세력 몸사리기?

공매도에 시달렸던 종목들

공시제 이후 크게 줄어들어

외국인 대거 매수세 전환도

"개별종목 하락 이벤트 땐

공매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



공매도 공시제도 시행 이후 공매도에 많이 시달렸던 종목들의 공매도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외국계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전략 노출을 우려해 공매도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들의 감소 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공매도 세력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공매도의 주요 세력인 외국인이 올 상반기 공매도를 많이 당했던 종목들을 최근 사들이고 있어 쇼트커버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매도 공시제도 시행 후 불과 일주일간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29일까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일 평균 공매도 수량이 많았던 상위 10개 종목에 대해 공매도 공시제도가 도입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공매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은 47%, 코스닥시장은 33% 감소했다.


공매도 시행 전 일 평균 공매도 수량이 8만9,354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았던 셀트리온(068270)은 공매도 공시 후 2만1,865주로 75.5% 급감했다. 2위에 올랐었던 현대상선(011200)도 공시제도 도입 전 일 평균 17만2,991주에서 2만2,645주로 86.9% 감소했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010140)(66.7%), SK증권(66.8%), 호텔신라(008770)(47.3%), 아가방컴퍼니(013990)(48.9%), 카카오(035720)(48.4%)도 공시 시행 후 연초 대비 실제 공매도 수량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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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들의 감소폭이 훨씬 컸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전체로 따지면 하루 평균 공매도 수량은 공시 이전 1,003만3,953주에서 공시 후 704만6,195주로 29.8% 줄어들었지만 상위 종목들은 20%포인트가량 더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은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하다. 일 평균 공매도 수량이 공시제도 도입 전 498만849주에서 도입 후 일주일간 506만2,646주로 늘었지만 공매도가 많았던 상위 10개 종목은 반대로 30% 넘게 떨어진 것이다.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들의 공매도 거래가 확 줄어든 것은 외국계 헤지펀드 등 기관이 투자전략 노출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코스피지수가 급반등하는 등 공매도 공시가 도입된 직후 증시 흐름이 좋았던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시제도의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6월 말부터 국내 증시가 나쁘지 않았던 것도 공매도 감소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외국인 위주의 공매도 잔액 감소 등을 볼 때 외국인투자가들의 쇼트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발생한 공매도 거래가 공매도 공시제도 도입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처럼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 전망에 따라 공매도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에 공매도 세력의 투자심리가 다소 움츠러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개별 종목에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다시 수익을 얻기 위해 공매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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