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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꿈나무, 한국형 알파고 '돌바람' 꺾었다

한화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3승1패로 특별 이벤트 승리

박동주(왼쪽 두번째), 임경찬(오른쪽)군이 13일 인공지능 돌바람과의 특별 이벤트 대국에서 수읽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박동주(왼쪽 두번째), 임경찬(오른쪽)군이 13일 인공지능 돌바람과의 특별 이벤트 대국에서 수읽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




인공지능과 인간의 세기의 반상대결이 어린이 국수전에서 재현됐다.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인공지능 ‘돌바람’과 국내 바둑 꿈나무들의 대결이 벌어졌다. ‘제16회 한화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본선 개최를 기념하는 특별 이벤트로 지난 3월 열렸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마련됐다.


이세돌을 4승1패로 꺾은 알파고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영국산’이라면 이번 이벤트에 나선 인공지능은 ‘국산’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가 지난 2012년 개발에 착수해 이듬해부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인공지능 대국 프로그램인 돌바람은 미국에 있는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며 30초 안에 100만개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파악하지 않고 이길 확률이 높은 수만 골라 계산하는 형태로 알파고와 같은 방식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제1회 미림합배 세계 컴퓨터 토너먼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조치훈 9단과의 4점 대국에서 승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돌바람의 현재 기력은 아마 5단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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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벤트에선 국내 꿈나무들이 3승1패로 승리했다. 지난해 한화생명배 유단자부 우승자인 박동주(11·광주 수완초5)군과 준우승자 임경찬(10·서울 화곡초4)군이 ‘인간 대표’로 나선 가운데 두 선수는 돌바람과 흑백을 바꿔 2판씩 대국을 치렀다. 첫판에선 백을 잡은 박군이 254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고 2국에선 백을 쥔 돌바람이 임군에게 13집반승을 기록했다. 돌바람의 승리는 여기까지였다. 3국에서 박군은 19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고 임군도 190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한편 이달 10일까지 한 달 이상 전국 24개 지역을 돌며 예선을 마친 한화생명배 대회는 오는 28일부터 여의도 63빌딩에서 본선을 벌인다. 한화생명배는 중국·일본·대만 등 세계 9개국 1만여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 바둑대회다.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바둑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더 커진 것을 실감한다”며 “바둑영재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한화생명배가 그 열기를 이어 바둑 꿈나무들의 미래를 열어주는 대회가 되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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